[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2회전 제3국

〈제7보〉(77~90)=프로기사들에겐 유난히 승운이 따르는 기전이 있다. 홍민표의 경우 이번 11회 LG배에서 통합 예선 5연승 포함 7연승 가도를 달리는 중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2003년 제5회 농심배 때 처음 외국 기사와 맞섰던 그는 중국 왕레이(王磊)에게 패했고, 이듬해 삼성화재배 첫판서도 구리(古力)에 의해 탈락하는 등 국제 무대서 별 재미를 못 봤었다. LG배와의 남다른 인연은 과연 어디까지 계속될까.
77이 안일했다는 것은 뒤이은 78이 천하의 요충(要衝)이었기 때문. 이 점이 놓이고 보니 한때 완착으로 지목됐던 △의 모자가 갑자기 빛나기 시작한다. 흑은 79로 임시 변통 후 83을 놓으며 “중앙은 어차피 공배 아니냐”는 표정. 83으론 참고도 1에 붙여 기대면서 삭감하는 수법도 유력했다.
그러나 하변 흑진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취약해서 운신이 간단치 않다. 84를 선수 후 86, 88이 멋진 연타(連打). 여기서 흑 ‘가’와 백 ‘나’를 선수 교환할 수만 있다면 중앙 백 세력은 별게 아니다. 과연 흑 ‘가’는 가능할까. 한때 절망적이던 백이 활기를 되찾으며 중앙 벌판에 희망을 심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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