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2회전 제3국

〈제8보〉(91~99)=대만 바둑은 한·중·일의 뒤를 잇는 제4세력에 불과하지만 배출한 기재(棋才)는 만만치 않다. ‘토종 1인자’ 저우쥔쉰(周俊勳)이 세계 4강까지 밟았는가 하면 많은 유학생들이 일본 바둑계를 주름잡고 있다. 린하이펑(林海峰) 왕리청(王銘琬) 왕밍완(王銘琬) 등 노장들을 제외하더라도 장쉬 황이쭈(黃翊祖) 판센치(潘善琪) 장펑유(張豊猷) 린한제(林漢傑) 등이 급성장 중이다.
91로는 우선 92에 두어 흠집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아니다. 참고도를 보자. 백은 먼저 2로 단수한 뒤 4로 막는다. 5가 불가피할 때 6 이하 10까지, 이것은 실전에 비해 중앙을 더 철벽으로 싸 발린 모습이다. 훗날 A도 백의 권리이니 철저하게 유린당한 셈. 93으로 오전 대국이 끝났다.
식사를 마치고 온 린즈한, 대뜸 94로 뛴다. 마침내 미뤘던 숙제를 풀어주려는 모양이다. 한 박자 뜸을 들여 96을 선수하고 98의 1선 입 구(口)자 행마. 99는 당연한 차단이다. 자, 여기서 백은 과연 어떤 수가 있을까. 초반 백이 착각으로 상변 석 점을 잃은 뒤 미련을 못 버리고 ?로 뛰었던 비밀이 비로소 풀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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