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선문답

〈제9보〉(100~106)=프로 고수(高手)들이 초점을 벗어나(?) 외곽을 빙빙 돌 때만큼 답답할 때는 없다. 두 대국자는 또다시 상변을 외면한 채 100 이하로 선문답(?)을 주고받는다. 과연 상변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최규병 九단이 정리한 답안은 다음과 같다. 우선 참고 1도. 백은 1이 최선인데 흑 2는 걸려든 수다. 5까지 흑이 망한 모습. 참고 2도 흑 2는 3으로 연결 후 6에 먹여쳐 패가 난다. 흑의 선패(先覇)지만 백의 꽃놀이성이어서 흑이 택할 수 없다. 끝으로 참고 3도. 일단 2로 차단해 7까지 흑 4점을 버린다. 선수를 갖고 되따는 맛도 남아 백도 큰 득은 없다. 3도가 쌍방 최선이란 결론.
이상이 백이 상변 처리를 보류한 배경이었다. 103까지 선수 후 104에 붙여 다시 중앙 작전으로 선회한다. 105는 20분을 투입한 이 바둑 최장고수. 백도 9분의 숙고 끝에 106으로 또 딴청을 부렸다. 곧장 ‘가’에 젖혀 중앙을 지키지 않은 사연은? 이번에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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