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달려라 홍민표

〈총보〉(1~212)=대만 기사가 메이저급 국제대회 8강에 도전하기란 무척 힘든 일. 그래서인지 린즈한의 초반 행마는 꽤 굳어있었다. 42란 큰 실착 등장 후 형세도 일찌감치 기울었다. 하지만 흑은 이후 낙승 무드에 빠져 안이한 운석을 거듭, 중반 무렵엔 미세한 차이까지 쫓겼다. 백이 만약 132로 참고도의 수순을 밟았더라면 이 판의 승자는 끝까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뒤늦게 212로 좌변 패(覇)에 매달려 300수까지 버텼으나 버스는 떠난 뒤였다.
홍민표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중국의 맹장 저우허양(周鶴洋)을 탈락시키는 등 어느 새 세계 8강 대열에 올랐다. 이 바둑 직후 그는 “구리(古力)에게 꼭 복수하고 싶다”고 했다. 2004년 제9회 삼성화재배 때 당한 패배를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번 8강 길목에서 재회하는 둘 간의 승자는 누구일까. 한국 3, 중국 4명으로 열세인 상황이어서 그의 이 번 ‘행마’는 특히 주목 받고 있다. (179…9, 207…57,212…70, 300수 끝 흑 3집 반 승 212수 이하 줄임, 소비 시간 백 2시간 34분, 흑 2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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