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출근' 김수로, 절제된 코미디로 감동..변신 성공

'슬랩스틱 코미디의 대가' 김수로는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빛깔을 지니고 있다. 연기면 연기,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다재다능함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 스크린에서도 그렇다. 김수로는 2일 개봉하는 영화 '잔혹한 출근'(감독 김태윤, 제작 게이트 픽쳐스)에서도 화려한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중유괴를 다룬 이번 영화에서 특유의 화끈한 웃음보다는 절제미를 앞세운 '감동 코미디'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래서 그를 만났다.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에서 양복을 입어봤다는 김수로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특히 유부남이 된 후 관객들과 만나는 첫 영화라 감회 또한 새롭다. 색깔없는 웃음, 변화없는 연기, 목표없는 인생, STOP!

▶코미디에도 색깔이 있다 김수로가 '잔혹한 출근'에서 맡은 역할은 동철. 사채 빚을 갚으려고 만호(이선균)와 함께 부잣집 여고생(고은아)을 얼떨결에 유괴한 직후 자신의 딸을 유괴당하는 다소 황당하고 복잡한 설정이다. 또 딸을 잃은 아빠의 감정에 주력하다 보니 어두운 면이 없지 않다. '김수로표 코미디'를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새로운 시도에 대만족이다. 다른 장르를 건드릴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단다. 여기에다 주위에서도 칭찬일색이다. "코믹 연기의 스펙트럼을 한 단계 넓혔다", "김수로 영화 중에서는 최고다"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관객들을 향해 당당하게 외친다. "편식을 하면 곪아터지죠. 다양한 반찬을 섭취해야지 건강할 수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코믹 서스펜스물의 새로운 시도를 재밌게 받아들여 주세요"라며. ▶김수로의 강은 늘 흐른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을 가장 두려워하는 배우가 김수로다. 그래서 그는 늘 미래를 준비한다. 연기 공부도 빼놓지 않는다. 대치동에 낸 그의 사무실도 일종의 연기 스터디 방이다. 후배들과 함께 공부를 하는 자아를 발견할 때 비로소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왜 그렇게 목을 매냐'고 하자 그는 "느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부를 안 하면 연기 인생은 5년 안에 끝이 난다"고 한다. 또 책도 가까이 한다. 사회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럼 김수로는 1년에 몇 권의 책을 읽을까? 배우들 가운데 톱10에 들 자신이 있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13년의 뚝심 그리고 결혼 지난 1일 화촉을 밝힌 김수로는 한창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다. 13년 간의 열애로 서로를 너무나 잘 알지만 결혼은 또 다른 생활이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새롭다. 내년에는 2세도 가질 계획이란다. 뿐만 아니라 함께 연기자의 길을 걷다 보니 일하는 데도 큰 힘이 된다. '잔혹한 출근'을 본 후 아내 이경화는 한마디로 김수로를 녹였다. "당신이 내 남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그만큼 결혼 후의 첫 작품을 흡족해 했다. 한편, 김수로-이경화 부부는 '잔혹한 출근'의 후속작인 '쏜다'가 크랭크업되는 다음달 비로소 신혼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할리우드 진출의 꿈 누구나 꿈이 있다. 김수로도 "꿈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세상의 일은 모른다. 난 늘 재밌는 이슈를 만들고 싶다. 기회가 되면 가는 것이다"라며 웃는다. 이를 위해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어학도 본격적으로 공부할 계획이다. 또 결혼 축하까지 받은 아담 샌들러와는 꼭 일을 함께 하고 싶단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