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2회전 제4국

〈제3보〉(32~42)=위빈은 2000년 봄 제4회 LG배를 품에 안았던 우승자 출신. 95년 마샤오춘(馬曉春)의 2관왕 등극 이후 중국 기사가 5년 여 만에 거둔 첫 세계 제패라 해서 안팎이 떠들썩했었다. 다시 비슷한 세월이 흐른 뒤 작년부터 창하오(常昊) 뤄시허(羅洗河) 구리(古力) 등 후배들이 세계 정상을 정복하고 있지만, 위빈의 LG배 등정이 없었더라면 그 간격이 10년에 이를 뻔 했으니 역사적 우승에 해당했던 셈.
32로는 36 자리로 2단 젖히는 게 기세가 아닐까. 그러나 과욕이다. 참고 1도 6까지 백이 제 무덤을 판 꼴. 33의 급소 응수 타진을 외면하고 34로 들어간 수가 임기(臨機)의 호착이었다. 이 수로 참고 2도 1은 속수(俗手)로, 2 다음 A, B 두 곳의 약점이 남게 된다.
백도 38로 응수 타진에 나섰는데 이 수가 나빴다. 그냥 40에 뻗었으면 39 치중이 매서웠을 것이다. 가려운 곳을 긁어준 셈. 41로 큰 곳을 점령하자 백도 이젠 체면상 42로 우상 쪽 흑에 대한 공격이 불가피해졌다. 흑의 입장에서 이 곤마를 수습하는 맥점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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