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23)과 조한승(24)은 입단 동기. 둘 모두 어릴 때부터 상당한 기재(棋才)를 인정 받았지만, 언제나 한 발씩 앞서나간 것은 이세돌 쪽이었다. 줄기차게 국내외를 휘저어온 이세돌은 현재도 GS칼텍스배와 바둑왕전서 동시에 결승전을 치르고 있고 내년 초엔 도요타덴소배 2연패(連覇) 등정에도 나설 참이다. 조한승은 국내 메이저 기전 준우승 3회에 머물다가 최근 상승 무드를 타면서 지난 주 LG배서 4강 고지를 밟았다.
이 두 기사가 7일부터 제11기 천원전 패권을 놓고 결승 5번기를 갖는다. 국내 메이저급 기전 사상 최초의 ‘입단 커플’ 결승 격돌이다. 3개 기전 동시 결승을 치르게 된 이세돌도, 첫 메이저 제패에 목이 마른 조한승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배수의 진이다.
통산 상대 전적은 이세돌이 11승 7패로 앞서 있지만 그 안엔 기막힌 ‘역사’가 있다. 이세돌은 99년 말 10연승을 달리다가 조한승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그가 2000년 초 다시 32연승 가도를 질주하자 조한승은 또 한 번 그의 앞길을 막았다. 조한승이 아니었다면 이세돌은 ‘42연승 플러스 알파’란 사상 최다 연승기록을 수립했으리란 계산이다. 올해 다승 1위는 사실상 이세돌로 결정된 상태. 조한승은 이번에도 이세돌을 향해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