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 만화 또 뜰까?

"아저씨, 요리사 아니세요"→"요리사분들 위치하세요"→"앵글이 안 나와, 뒤로 물러서"→"뒤에 장금이, 수문장 똑바로 서!"→"레디 액션"→"컷"→"다시"…. '타짜'에 이어 허영만 화백의 원작 만화를 영화화하는 또 다른 작품의 촬영이 한창이다. '베사메무쵸'(2001년), '파랑주의보'(2005년)의 전윤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식객'(제작 쇼이스트)이다. 지난 2일, 용인시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식객'의 촬영 현장이 공개됐다. 용인시가 떠들썩할 만큼 열기가 대단했다. 특히 7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타짜'의 대박 행진에 촬영장이 한껏 고무됐다. 허 화백의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에서도 대박을 이어가자며 눈빛들이 초롱초롱했다. 특히 허 화백은 '타짜'에 이어 '식객'에서도 카메오로 출연했다. 흥행의 신호탄이라고나 할까. 허 화백은 충무로의 한 칼국수 식당에서 손님으로 출연, "진수하고 성찬이? 진수성찬이네"라는 대사를 소화했다. 이날 촬영은 대령숙수(조선시대 최고의 요리사)의 후계자를 가리는 요리 경연대회 끝에 주인공 성찬(김강우)이 숙명의 라이벌인 봉주(임원희)를 물리치고 '육회'부문에서 우승을 거두는 장면이었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이 한 컷에 1시간여를 쏟아부으며 혼에 혼을 담았다. 전윤수 감독은 "'타짜'가 흥행해 제작진이 후광 효과를 얻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나는 초조하다"며 "그래도 '타짜'의 힘을 받아서 원작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인간미 넘치는 작품을 만들어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출연 배우들의 출사표도 비장했다. '해안선', '실미도' 등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 김강우는 "요리의 기본은 칼질이다. 지난 7월부터 칼질을 연습했고, 소를 칼로 분해하는 작업을 쭉 연습했다. 촬영하는 것이 즐겁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식객'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하는 이하나도 "원작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웃었다. 여기에다 '타짜'에서 도박기술자 박무석 역을 맡아 조승우에게 온갖 모멸을 당했다가 '식객'에서 요리 기술자 우중거 역으로 출연하는 김상호는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다 살아있는 것이 허 화백 작품의 매력이다. '타짜'의 인기를 '식객'이 이어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순탄하게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식객'은 다음달 초 크랭크업한 후 내년 1월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