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좌변의 暴雪

〈제6보〉(67~79)=격렬함 부족. 지나친 낙관. 사람들은 이 2가지를 조한승의 단점으로 지적한다. 본인 생각은 어떨까. “낙관파들이 마음이 풀어져 역전을 허용하듯, 비관파들에겐 괜히 무리해 바둑을 버리는 약점이 있다.” 그는 거칠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큰 펀치는 빗맞을 확률도 높다”며 웃는다. 모든 스타일엔 일장일단이 있으며 중요한 건 자기 류의 바둑을 두는 것이란 생각, 음미할 만하다.
67은 ‘모자(帽子) 위의 모자’. 이 점에 대해 조한승은 “나라면 ‘가’로 삭감했을 것”이라고 했다. 백 ‘나’면 ‘다’로 한 번 더 민 다음 67로 간다는 것. 그 진행은 훗날 ‘라’에 붙여가는 뒷맛도 남는다. 그냥 67에 두자 72까지 압박해간 작전이 유력했다(70으로 참고 1도는 소탐대실).
72 시점에서 상변 흑이 못 살아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참고 2도면 자체로는 2집이 없다. 할 수 없이 73 이하 77까지 달아났으나 그 사이 좌변에 때아닌 폭설이 내렸다. 이제 하중앙 백의 엷음을 추궁하지 못하면 집으론 흑이 부족한 국면. 위빈은 79의 잽으로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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