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이재, '해바라기' 3000대 1경쟁 뚫은 '오디션의 여인'

'조인성의 여동생에 이어 김래원의 여동생으로.' 여기 '국민여동생' 문근영에 버금가는 '여동생' 배우가 있다. 만나는 상대를 행복하게 만드는 묘한 바이러스를 가진 허이재(19). '비열한 거리'에서 조인성의 여동생으로 얼굴을 알린데 이어 오는 23일 개봉하는 '해바라기'(제작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 감독 강석범)에서도 톱스타 김래원의 여동생으로 나온다. 맑고 화사한 미소가 인상적이다. 톱스타들과의 공연으로 후광효과를 얻고, 또 최근에는 화제 드라마 '궁'의 속편인 '궁2'에 일약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고 해서 주변에선 이미 '신데렐라'로 통한다. '궁'은 가수 윤은혜를 자타공인의 배우로 변신시킨 작품인 만큼 그녀에게도 기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허이재가 오디션의 헤로인이라는 사실은 잘 모른다. 그녀는 매번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지금의 배역에 캐스팅됐다. '해바라기'가 3000대1, '궁2'가 엄선된 후보자들만 참여한 200대1의 경쟁률이었다. 신인들이야 물론 제작진의 내부 오디션을 거치는 게 상례지만 이처럼 공개적인 오디션을 거쳐 주인공을 거머쥔 신인은 드물다. '해바라기' 때는 오디션을 보는 줄도 몰랐다. 매니저의 권유에 따라 '오늘도 그냥 하는' 면담인 줄 알았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즉석에서 받아든 대본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안 순간 면접장에 들어섰다. 이것도 운명이려니 하고 마음을 비웠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고 영화에 합류했다. "궁2 때도 오디션을 4차례나 봤어요. 거의 한달이 걸렸죠. 오디션 때마다 헤어스타일, 코디네이션, 연기 주제 등을 바꿔가며 준비했어요. 나중에 '됐다'는 얘기를 들으니 너무 좋아선지 그냥 피식피식 웃음만 새어 나오더라구요." 이제 허이재는 여동생에서 당당한 여배우로의 도약을 꿈꾼다. 신데렐라라는 주위의 평가가 편견에 그치도록 하고 싶은 게 그녀의 각오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성격이라 주위에서 관리 좀 하라고 해요. 호호. 하지만 조급하지 않으려구요. 기회는 많으니까요."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