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성동격서

〈제8보〉(91~107)=위빈은 바둑과 가정 밖에 모르는 기사로 유명하다. 중국기원에 “꼭 필요한 자리 아니면 연회(宴會)에 부르지 말아달라”고 부탁할 정도. 하지만 젊은이들을 좋아해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덩웨이(丁偉) 추쥔(邱峻) 왕야오(王堯) 등이 그의 손을 거쳤고 창하오(常昊)도 위빈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젊음이들 틈에서 젊게 사는 것이 39세 위빈의 ‘장수(長壽)’ 비결인지도 모른다.
91은 이른바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법. 참고 1도 1의 직선 공격은 백이 편히 연결해 간다. 94로는 ‘가’로 버티고 싶으나 참고 2도 6 이후 A, B를 맞봐 백이 망한다. 96까지 굴복을 받아낸 뒤 비로소 97. 위빈은 중앙을 적당히 추궁하다 ‘나’로 가면 흑 승이란 시나리오를 착착 진행해 간다.
백도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격. 105까지 정면 격돌 후 106으로 절단했다. 하변 백이 좌변 주력부대와 도킹하는 순간이다. 여기서 흑 107이 놓였다. 백 ‘다’면 잡힐 텐데 웬 자살수? 하지만 이 점이 위빈의 충실한 기량을 보여주는 호착이었음이 곧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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