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깔끔한 교환

〈제11보〉(148~172)=올해 삼성화재배서 승승장구하던 위빈은 한국의 신예 백홍석에게 패해 8강서 탈락했다. 하지만 이튿날 그는 전혀 기죽지 않은 모습으로 검토실에 나타났다. 그러고 보니 2년 전 9회 LG배 준결승 때가 생각난다. 당시 ‘이창호의 밥’ 그룹으로 분류되던 그는 이창호를 꺾었는데, 전날 밤 식사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었다. “과거 전적은 다 잊었다. 이번엔 이길 자신이 있다”고. 기사에겐 배포가 최대의 자산이다.
난투극은 이어진다. 150으로 152에 받는 것과는 어떤 쪽이 나을까. 참고도와 실전 158까지의 바꿔치기는 집으론 거의 비슷한 결과. 그러나 실전 선택이 훨씬 좋았다는 평이 내려졌다. 참고도가 A, B, C 등 지저분한(?) 팻감들을 남긴데 비해 실전은 깔끔하게 정비됐기 때문. 실제로 이 바둑은 나중에 또 한 번의 패싸움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선수를 잡은 흑이 달려간 159는 반상(盤上) 최대처. 백도 162로 대응한다. 166까지는 이런 정도. 170을 선수한 뒤 172가 또한 날카로운 붙임이었다. 쌍방 마지막 초읽기 속에 반전무인(盤前無人), 바둑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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