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개봉 '해바라기' 김래원, 흥행 낚으러 출사표

▶김래원 그는 '누구(?)바라기'일까? ▶소문난 '강태공' 흥행 낚으러 출사표…전 '관객바라기'입니다. 촬영도 하며 낚시도 하며 작품 속으로…
한번은 갈치 100여마리 잡아 전체 회식
3~4개월간 오태식으로 살아…23일 개봉

Q :"낚시 좋아하죠?" A :"그게요…." 이렇게 샛길로 빠진 대화가 1시간 가까이 지속됐다. 새 영화 '해바라기'(제작 아이비젼 엔터테인먼트, 감독 강석범)의 주인공으로서 만난 자리지만 김래원은 낚시 얘기를 꺼내자마자, 이내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그는 소문난 강태공이다. 바다를 워낙 좋아해서 바다낚시를 즐긴다. 배 위에서 바다와 싸우며 세월을 낚는 일이 취미이자 생활의 활력소가 됐다. 마침 '해바라기'의 배경은 바다의 도시 부산이었다. 촬영 틈틈이 낚시를 할 생각에 없던 기운이 샘솟았다. 그런데 웬걸, 촬영은 대부분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김해 부근에서 이뤄졌다.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영화 후반에는 소원을 이뤘다. 부산으로 내려가 촬영하고 여가도 즐기며 즐겁게 보냈다. 한번은 갈치를 100여마리나 잡아서 촬영 스태프들이 밥먹는 식당에 갖다 주기도 했다. 믿거나 말거나. 김래원의 낚시 수준은 취미를 넘어 거의 전문가급이다. 물고기에 대해서 박사다. 고기 이름과 모양, 특성과 생김새, 가까운 일본에서 부르는 이름까지 세밀히 알고 있다. 잡는 방법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낚시의 '명인'으로 불리는 아버지 김남섭씨의 영향이다. 김남섭씨는 가장 어렵다는 '씨은어 놀림낚시'의 대가다. 계곡의 급류와 싸우며 미끼가 아니라 씨은어로 다른 은어를 잡는 독특한 낚시법의 전문가다. 김래원은 "물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죠. 그러나 중독성이 강한 낚시의 성격상 처음엔 주저한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스스로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낚시는 영화작업과 작업사이에서 나를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여가생활이 됐습니다"면서 "집에는 1억원이 넘는 고가의 낚싯대도 있어요. 장비나 도구만 해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강태공의 유유자적함을 배워서일까? 김래원에게선 어딘가 요즘 젊은이 같지 않은 구석이 있다. 댄스나 힙합보다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고, 화려한 카페보다는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찾는다. 스스로도 "나는 옛날 스타일"이라며 겸손해한다. 이런 김래원의 성격은 얼마전 '저축의 날' 대통령 표창으로 더욱 화제가 됐다. 그는 "돈이 생기면 우선 저축부터 합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직접 은행에 갑니다"라며 "재테크 수단으로 저축 외에는 별다른 것을 하는 게 없어요"라고 말했다. '해바라기'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미스터 소크라테스'(2005년)에 이어 그가 다시 한번 도전한 유사 장르의 작품이다. 거칠었지만 가족을 만나 변해가는 남자 '오태식'을 연기했다. 촬영하던 지난 3~4개월 간 오태식에 푹 빠져 살았다. 엄마로 나온 김해숙, 여동생 역의 허이재와는 앞으로도 가족처럼 지내자고 손가락을 걸었다. "이번엔 연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쉬움이 생기기도 해요. 그러나 보시는 분들이 잘 평가해 주실거라고 믿습니다." '해바라기'는 23일 개봉된다.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