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다윗 대 골리앗

〈제2보〉(13~24)=인터넷 중계 화면 대국자 이름 밑에 홍민표 3.0배, 구리 1.4배의 베팅 비율이 떠 있다. 홍민표가 이기면 그 반대 경우에 비해 2배 이상의 사이버 머니를 받는 소위 ‘대박’이 터진다. 팬들도 전년도 챔프인 중국 현역 4관왕과, 아직 신예 기전도 정복 못한 한국 22위 홍민표 간의 대결을 ‘뻔한 승부’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항상 예상한 대로 끝난다면 무슨 재미로 싸움 구경을 하겠는가.
13은 가장 타이트한 협공. 백은 일단 손을 빼 14로 걸쳤다. 백을 쥐면 마음이 바빠지는 법이다. 15, 17은 구리가 즐기는 정석. 20이 뜻 밖이다. 이곳 저곳 불질러 놓고 한가하게 낮잠 즐기는 격. “발 빠르게 두고 싶었다”(홍민표). “20은 큰 자리 맞아”(박영훈). “나라면 참고 1도처럼 우상귀를 먼저 수습했겠다”(유창혁).
흑은 즉각 21, 23으로 우상귀 응징에 들어간다. 21로는 22도 생각할 수 있지만 참고 2도 12까지, 자칫 실속이 없어질까 겁난다. 곤마 타개는 24처럼 기대는 게 요령. 바둑은 공격 대 타개의 본격 중반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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