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선택의 기로

〈제3보〉(25~38)=홍민표의 대 중국 기사 통산 전적은 5승 5패로 딱 절반의 승률. 그런데 내역을 들여다보면 그 중 LG배 성적이 4승 1패, 나머지 국제전에선 1승 4패를 기록 중이다. “운이 따라준 결과”란 게 본인의 소감이지만, 그 ‘운’이 하필 LG배에서만 따라다니는 현상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그 각별한 인연이 어디까지 뻗어갈 것인지 지켜 볼 일이다.
25는 박력 부족이었다. “기세상으로도 참고도 1로 젖히고 싶다”는 게 최규병 九단의 의견. 5로 추격하는 모습이 실전 32까지 정비된 자세에 비해 좀 더 압박감을 준다. 33은 상대 근거를 위협하며 하변을 정리하는 수법이지만, ‘가’로 벌리고 백이 우변에 뿌리내릴 때 다시 선수를 챙기는 것도 유력했다.
7분의 숙고 끝에 놓인 38이 그럴듯하다. 상하 백 돌들을 연결하는 동시에 좌변 백 세력과 호응하는 입체적 그림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흑의 응수가 아리송하다. ‘나’ 정도면 가장 무난한 전개. 또 ‘다’로 나가 상하를 절단하는 강경책도 연구할 만하고, ‘라’ 부근에서 백의 허점을 추궁하고 싶은 유혹도 느껴진다. 과연 구리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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