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흑, 돌연 패착?

〈제5보〉(52~67)=승부세계는 물 고인 호수보다는 흐르는 강물 같은 것. 영원할 듯싶던 강자는 어느 날 덧없이 무너지고, 눈길조차 못 받던 하위 랭커가 거함을 침몰시킨다. 전기(前期) 우승자 구리를 완파한 이 판의 홍민표, 최근 삼성화재배서 뤄시허(羅洗河) 위빈(兪斌) 등 세계 우승자를 제물로 4강에 올라선 백홍석이 모두 그랬다. 홍민표와 백홍석은 국내 10월 랭킹에 각각 26위, 24위에 올라 있는 ‘하위 랭커’들.
52를 선수한 뒤 54로 뻗었다. 얼핏 무력해 보이는 이 한 수가 흑의 잔잔하던 마음을 뒤흔든다. 돌연 나가 끊은 55를 최규병 九단은 패착으로 지목했다. 65까지 우상 쪽 백 5점을 포획한 소득이 약 25집 정도. 백의 ‘현찰’은 10여 집에 불과하지만 중앙에 막강한 세력이 생겼다. 백 ‘가’, 흑 ‘나’, 백 ‘다’의 뒷맛도 남아 이 거래는 백의 횡재란 결론. 최 九단이 55의 대안으로 제시한 수는 57의 곳이었다. 참고 1, 2도 모두 흑이 둘만 하며 우세도 유지됐으리란 것. 67때 백의 다음 한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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