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청룡영화상, 제대로 즐기는 7가지 포인트

 
제27회 청룡영화제 연기상 시상식이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는 15개 부문에 22편의 작품들이 출품됐습니다. 유난히 뜨거웠던 2006년 한국영화. 그 한해를 마무리하는 청룡영화상을 어떻게 즐겨야할까요? 조선일보 청룡영화제 영상블로거들은 ‘청룡영화상, 알고 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7가지 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1. 최다수상작은 어떤 작품이?

시상식이라면 역시 최다 수상 여부가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입니다. 역대 청룡영화상 최대 수상작은 1회 ‘혈맥’, 2회 ‘잉여인간’, 14회 ‘서편제’까지 세 작품. 모두 6개 부문을 수상했죠. 올해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총 11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왕의 남자’를 비롯해 ‘괴물’, ‘타짜’가 각 10개, 7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습니다.

 1000만 관객 신화를 이어간 ‘왕의 남자’나 ‘괴물’은 후보에 오른 수로만 따진다면 기록경신의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하지만 서로 상을 나눠가지게 되어 기록경신에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2004년 1000만 관객 시대를 열었던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 역시 상을 나눠가지면서 최다수상기록 경신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2. 신인감독상은 누가?

청룡영화제의 신인감독상은 스타감독의 산실입니다. 첫 수상자인 이명세 감독을 필두로 강제규, 허진호, 홍상수, 류승완, 최동훈 감독 등이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 출신입니다. 이들은 이제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영화가 되는 최고의 감독들이 됐습니다.

이번 청룡영화상의 신인감독상 후보는 권형진(호로비츠를 위하여), 김대우(음란서생), 손재곤(달콤 살벌한 연인), 윤종빈(용서받지 못한자), 이해영-이해준(천하장사 마돈나)감독 입니다. 과연 이들 중 누가 신인 감독상을 수상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네요.

3. 고아성의 최연소 신인여우상 수상여부

올해 각종 영화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 부문은 추자현씨가 휩쓸었습니다. 이번 청룡영화상까지 수상한다면 명실공히 2006년 최고의 신인 여자배우라는 것을 인정받는 셈입니다. 하지만 ‘괴물’에서의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고아성씨 역시 무시하기 어렵네요. 고아성은 92년 생으로 올해 겨우 15살입니다.

고아성이 수상을 하게 된다면 청룡영화상 주요상 수상자 중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도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작년 ‘여자, 정혜’로 이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지수는 72년 생으로 ‘최고령’ 신인여우상 수상자라는 점입니다. 1년을 사이로 20살 차이가 나는 배우들이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광경을 기대해 봅니다.

4. ‘영화계의 타짜’ 최동훈 감독의 감독상 수상여부

한 영화평론가가 영화를 만들어 내는 솜씨가 너무 뛰어나다며 ‘영화계의 타짜’ 라는 별명을 붙여준 최동훈 감독이 올해 감독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신인감독상(2004년 범죄의 재구성으로 수상)출신이 감독상을 수상하는 세번째 기록이 됩니다. 신인감독상 출신이 감독상을 받은 경우는 신인감독상이 생긴 91년 이후 지금까지 두 차례 뿐입니다.

5. 청룡과는 거리가 먼 송강호. 이번에는 과연?

송강호는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 중 하나로 꼽히는데 어색함이 없는 배우입니다. 그러나 그는 청룡영화제에서 단 한번도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송강호의 청룡영화제 수상 이력은 97년 제 18회 영화제 때 ‘넘버3’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것이 전부 입니다. 반면 그와 자주 비견되는 배우들인 최민식, 한석규, 설경구등은 모두 청룡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의 흥행 때에는 ‘박하사탕’의 설경구에게 자리를 내줬고, 2003년 ‘살인의 추억’ 때에는 ‘올드보이’의 최민식에게 남우주연상의 자리를 내줬습니다. 유난히도 청룡과는 인연이 멀었던 송강호. 올해에는 과연 송강호가 ‘괴물’의 흥행돌풍을 앞세워 청룡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기대합니다.

6. 김혜수 ‘사회도 보고 상도 받고?’

매년 진행을 맡으며 청룡영화상의 대표적인 아이콘이 된 김혜수. 김혜수는 올해도 역시 정준호와 함께 청룡영화상의 진행을 맡았습니다. 게다가 올해에는 ‘타짜’ 에서의 뛰어난 연기로 여우 주연상 후보로도 올라 있습니다. 사회도 보고 상도 받는 재미있는 풍경이 연출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 김혜수는 2004년 제25회 시상식 에서도 ‘얼굴 없는 미녀’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면서 이번과 비슷한 경험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는 여자’의 이나영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재미있는 풍경은 연출되지 못했습니다.

7. 이준익 감독의 파워는 어디까지?

2006년은 이준익 감독의 해였습니다. 2006년 전반기 ‘왕의 남자’로 1230만 명 이상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기록적인 흥행을 하더니 하반기에는 ‘라디오 스타’로 200만 명의 관객에게 감동의 눈물을 선사했습니다. 올 한해 이준익 감독의 작품을 보러 영화관에 온 사람만 해도 1400만 명이 넘었습니다(200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한해 극장을 찾는 사람들의 수는 1억 4500만 명 이었습니다). 2006년 이준익 감독의 힘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이준익 감독의 기세는 청룡에서도 그칠 줄 모릅니다. ‘왕의 남자’는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고, ‘라디오 스타’는 4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습니다. 이 감독은 자신의 작품을 청룡영화상 후보 리스트에 무려 15번 올린 셈 입니다. 특히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부문은 두 작품이 동시에 후보로 올라 있습니다. 과연 이준익 감독의 작품이 몇 개의 상을 휩쓸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