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다니엘 크레이그 "배우는 연기로 말한다"

처음 그가 제임스 본드에 발탁됐을 때 말도 많았다. 왜 하필 그냐고. 숱이 많지 않은 금발머리에 투박한 생김새. 게다가 몸은 지나치게 우람한 근육질이었고, 지명도도 떨어졌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제임스 본드에 물음표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007 카지노 로얄'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영국 출신의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를 만났다.

-캐스팅될 때 비난 여론을 잘 알고 있었는지.

▶물론이다.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배우는 연기로 보여주면 그만이다. 007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완벽히 준비하는 데만 전념했다.

-몸이 참 좋다. 그리고 액션신이 인상적이었는데.

▶원래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좀 하긴 했다. 하지만 007이 되기 위해 액션 스쿨도 다니고, 해병대 체험훈련도 받았다(영국은 모병제다).

-감독이 '심리 연기를 잘 할 것 같아서' 캐스팅했다던데.

▶007이 변해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게 매력적이었다. 단순히 몸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가능성'이 많은 캐릭터였다. 그래서 출연키로 했다.

-한국영화를 본 적은 있나.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 등을 재밌게 봤다. '친절한 금자씨'에 나오는 여배우(이영애)가 인상적이었다.

-역대 007 중 가장 우울해 보이는 캐릭터인데, 실제로도 그런가.

▶배우들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난 복잡한 캐릭터다. 우울하고 감성적일 때도 있지만, 나름대로 재밌는 사람이다.

-다음 시리즈에도 출연할 생각이 있는가.

▶물론이다. 다만 그건 내 생각이고, 감독이 시켜줘야 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