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집시법 위반 아니다…서면조사 받을 용의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가 스크린쿼터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 공동 위원장인 안성기(사진)에게 2차 출두 명령서를 발급함에 따라, 안성기의 출두 여부를 놓고 관심을 쏠리고 있다.

종로경찰서는 지난 21일 안성기를 비롯 양기환 대변인, 권영근 학술공대위 집행위원장 등 3명에게 오는 31일까지 경찰에 출두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2차 출두 요구는 지난 1일 열린 '참여 정부에는 국민이 없다' 문화제와 관련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내려진 1차 출두 명령을 당사자들이 불응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사건을 맡고 있는 종로경찰서의 이익수 경장은 "1차와 마찬가지로 집시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려는 것"이라며 "경찰서에 나올 때까지 출두 명령서를 발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계속 불응 땐 체포 등 강제 구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안성기가 한국 영화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할 때 이후 진행 상황에 따라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배우로서 연령대를 초월해 폭넓은 인기를 누려온 안성기의 출두는 어떤 형식을 띠게 되더라도 국민 정서상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사안 아니겠냐"면서 "지난 2월 스크린쿼터 사수 1인 시위때도 그가 첫 주자로 나서자 이에 자극을 받은 후배 톱스타들이 줄줄이 거리로 나선 점을 상기해보면, 안성기의 출두는 충무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안성기는 23일 오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집시법 위반이 아니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나 혼자 입장을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양기환 대변인 등과 관계자들과의 논의를 거쳐 이후 대응책을 정하겠다"고 밝힌 안성기는 "내달 초에 직접 출두를 하거나 가능하다면 서면 조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종로경찰서는 1일 집회가 순수 문화행사를 표방했지만 밤부터 진행된 문화제는 반정부 구호, 정치인들에 대한 화형식 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명백한 정치집회란 입장이다. 통상 정치집회는 관할경찰서에 사전 신고해야하지만, 주최측은 이날 집회가 문화 행사란 점을 들어 신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