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 광풍, '뻥끗 가수' 진짜 있나?

'김아중 광풍'에 가요계가 움찔하고 있다.

김아중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폭발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극 중에서처럼 '목소리 가수'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놓고 네티즌들의 관심이 폭증하고 있는 것.

개봉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에서 김아중은 노래만 불러주는 대역 가수 '한나'로 나와 성형수술을 둘러싼 해프닝을 펼쳐보였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 아니냐" "영화에서처럼 무대에선 입만 뻥긋 거리고 노래는 다른 사람이 불러주는 가수가 실제로도 있지 않겠느냐"는 등의 의문들을 토해내고 있다.

그동안 가요계에서는 2차례의 대형 립싱크 파문이 있었다. 지난 2001년 여성 3인조 걸프렌드는 노래 녹음은 가이드 보컬이 하고, 방송 프로그램에는 다른 멤버가 나가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에서 라이브 무대를 하라고 하자 걸프렌드는 기자회견을 하고 자신들의 목소리가 아님을 밝히고서 팀을 해체했다.

두번째의 주인공은 지난 2002년 탤런트 정양이 멤버로 참여해 화제가 된 힙합트로오 씨클로. 정양은 다른 가수를 통해 녹음을 마치고 활동했지만 결국 이런 사실이 들통나며 팀을 해체하고 잠적했다.

가요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분 목소리 가수'가 실제로 존재한다.

최근 남자가수 A는 랩을 녹음하며 다른 래퍼가 먼저 녹음한 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얹었다. 평소 가창력이 떨어지는 가수로 도마에 오르곤 했던 A는 자신의 실력은 고려하지 않은 채, 랩을 고집하다가 결국은 다른 래퍼의 도움을 빌려서야 녹음을 마친 것.

또 한 인기 여성그룹 B는 가창력이 떨어지는 멤버의 노래는 아예 부각시키지 않는다. 그녀가 맡은 부분을 코러스가 대신 부르게 하고 그 위에 그 멤버의 목소리를 덧씌웠다.

물론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하며 영화와 같이 통째로 다른 가수가 녹음을 대신하는 경우는 거의(?) 사라졌다. 대신 "누구나 가수로 만들 수 있다"는 한 가요 제작자의 말처럼 '찍기'와 '그림 그리기'가 가요계에 퍼져있다. '찍기'는 같은 부분을 수차례 녹음한 뒤 가장 좋은 부분만 골라내 붙이는 것이고, '그림 그리기'는 목소리 변조를 통해 음을 높이고 낮추는 기술이다.

방송국마다 라이브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댄스가수의 경우 '혼합' 형태로 무대를 꾸미는 경우도 있다. 보통 가수들은 반주 테이프(MR)를 틀어놓고 노래를 하는데, 여기에 코러스 부분을 많이 녹음해 두면 가수가 조금만 불러도 마치 완벽하게 라이브를 하는 것처럼 들린다는 것.

한 가요관계자는 "가창력으로 승부를 거는 실력파 가수들이 대부분"이라며 "극소수의 사례가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은 가요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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