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누스 독소로 주로 얼굴주름 치료에 쓰이는 보톡스(앨러간 제약회사)가 글을 쓸 때 손이 떨리는 증세인 서경(書痙)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 메디컬 센터의 요세 크루이스디크 박사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신경학-신경외과-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글 쓸 때 경련을 일으키는 근육부위에 보톡스를 주입하면 증상이 크게 완화된다고 밝힌 것으로 영국의 BBC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크루이스디크 박사는 서경 환자 40명 중 20명에게는 글 쓸 때 근육경련이 일어나는 부위 두 곳에 보톡스를 주사하고 나머지 20명에게는 위약을 주사한 결과 보톡스 그룹에서는 14명이 증상이 크게 호전된 데비해 대조군에서는 19명(1명은 중도 탈락) 중 6명만이 상태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톡스의 효력은 한 번 주사에 평균 4개월 지속됐으며 임상시험 참가자 중 절반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주기적으로 보톡스 치료를 받고 있다.
크루이스디크 박사는 보톡스가 신경으로부터 근육에 전달되는 화학메시지를 차단함으로써 근육의 불필요한 수축을 막고 근육을 이완시킨다고 밝혔다.
서경이란 글을 쓸 때 손가락, 손 또는 팔의 근육이 오므라드는 연축성 수축(spasmodic contraction)이 나타나 손이 떨리거나 손끝에 힘이 너무 들어가 글이 뜻대로 잘 써지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글 쓰기 이외의 다른 일을 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손 대신 다른 손을 쓰는 환자도 있으나 네 명 중 한 명은 양손 모두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완치할 수 방법은 없다.
/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