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천', 할리우드도 놀란 컴퓨터그래픽… 100% 우리 기술

판타지 대작 '중천'(제작 나비픽처스)이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할리우드가 놀랄 만큼 정교한 CG(컴퓨터그래픽)의 혁명이 놀랍다. 특히 100% 국내 기술력으로 완성한 대서사시여서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진일보한 발전을 뛰어넘어 당장에 할리우드 CG와 대결해도 손색이 없다. 메가폰을 잡은 조동오 감독이 "적극적으로 CG를 사용할 것이며 반드시 국내 순수 기술력으로 도전할 것"이라고 밝힌 출사표가 그대로 실현된 것이다.

일례로 이곽(정우성)과 3만명에 이르는 원귀병과의 대전투신에선 황홀한 감탄만이 흐를 뿐이다. 실제로 500명이 투입된 이 전투신은 깔끔한 CG 기술을 앞세워 3만대 1의 대결로 재탄생시켰고, 이 장면은 CG의 결정체가 됐다. 주연인 정우성도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중천'의 이같은 신기원이 더 반가운 이유는 순수한 국내 기술력만으로 제작됐다는 것. '중천'은 총 1900여 컷 중 40%에 달하는 750컷에 CG를 사용했다. 이렇다보니 막대한 CG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D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12개의 CG업체가 컨소시엄을 형성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는 보편화된 작업 방식이지만 한국 영화에서는 처음 시도된 것일 뿐 아니라 참가한 스태프만도 500명이 넘었다.

또 정부통신부 산하기관인 ETRI는 약 3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 3년여 동안 개발한 독보적인 디지털 액터 제작 소프트웨어 기술을 '중천'에서 처음 사용했다. 디지털 액터는 움직이는 배우에게 센서를 부착, 컴퓨터 데이터를 이용해 디지털 배우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여기에다 CG를 진두지휘한 DTI도 '중천'만의 색깔을 새롭게 창조하기 위해 공간별, 효과별, 주요 장면 별로 CG를 담당하는 여러 팀을 두고 작업을 세분화했다.

자고로 12월은 판타지의 계절이다. 그동안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가 극장가를 좌지우지했다. 하지만 올 연말에는 한국 영화 '중천'이 관객들의 눈길을 붙들어매고 있다. 영화를 본 관객들도 "우리나라 CG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한 영화"라는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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