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수가 많아질수록 부모, 특히 어머니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6일 영국 BBC뉴스에 따르면 미국 유타대학 더스틴 펜 박사와 켄 스미스 박사는 유타주에서 1860년부터 1985년 사이에 거주했던 2만1천여 가정의 출생 및 사망기록을 토대로 자녀 수와 부모의 사망시 연령 사이의 상관관계를 검토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녀 수가 많아질수록 부모의 사망 시기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으며, 뒤늦게 태어난 자녀들 역시 18세 이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연구진은 많은 자녀로 인해 여성의 수명이 단축될 확률이 높아지는 현상을 자녀 양육에 따른 육체적 비용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들은 또 다른 대부분의 생명체들과 달리 폐경 현상이 나타나는 인류의 재생산 구조를 규명하는데 이번 연구 결과가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동물 세계에서는 새끼의 수를 늘리는 것이 종족 번식에 유리하지만 임신과 양육에 따른 육체적 비용이 큰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인류에게 있어 폐경은 여성들이 더 오래 살고 더 많은 자녀를 성인으로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것과 같이 어머니의 생존에 대한 자녀들의 의존 정도가 높기 때문에 폐경이라는 비 일상적인 생애 주기는 아마도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진은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재생산 구조에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이번 연구 결과는 여성들이 왜 남성들보다 더 적은 자녀 수를 원하는지, 또 재생산 과정에서의 더 많은 자율성을 획득했을 때 여성들이 스스로 출산 능력을 감소시키려는 경향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대상이 된 유타주 가정들은 평균 자녀 수가 8명이었으며 최소 자녀수는 1명, 최다 자녀수는 14명 이상이었다.
/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