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후회 할 2006 베스트 7선

‘DVD로 출시되는 자체가 영광’이란 말이 나올 정도지만, 보석 같은 DVD는 적잖게 출시됐다. 소장하기에 충분한 7편을 골랐다.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 Special Edition ‘타이타닉’ ‘왕의 귀환’에 이어 역대 3번째로 극장수익 10억달러를 돌파한 올 최고 흥행작. 다양한 볼거리는 물론 조니 뎁의 능청스런 연기가 일품. DVD 시대의 정점에서 만들어진 최고 흥행작답게 화질과 음질은 가히 예술의 경지에 도달해 있다. 2억2000만달러짜리 블록버스터가 만들어지는 길고 복잡한 제작 과정을 체계적으로 담아낸 부가영상이 인상적이다.

▲가족의 탄생  영화제에서는 각광받았지만, 대중에게는 버림받은 비운의 수작이다. 엄태웅, 고두심, 문소리, 봉태규 등 신구의 조화를 이룬 출연진의 놀라운 연기가 가장 큰 매력. 슈퍼 16mm 필름으로 촬영된 저예산 영화라 DVD의 화질과 음질은 평범한 수준.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 엄청난 제작비에 비해 기대 이하의 흥행을 기록, 리들리 스콧의 범작으로 평가받던 작품. 하지만 이는 상영 시간의 제약에 따른 것이었단 사실이 감독판 출시로 증명된다. 무려 40여분이 추가된 194분짜리 감독판에서는 내러티브의 부실함이 완벽하게 해소되는데 이를 위해 순제작비만 1000만달러가 소요되었다. 3개의 음성해설과 5시간에 이르는 부가영상이 4장의 디스크에 걸쳐 수록되어 있다.

▲이터널 선샤인 Collector’s Edition 실연의 아픔을 기억에서 삭제해 준다는 찰리 카우프만의 SF적 상상력과 이런 상상력을 CG를 배제한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빚어낸 미셀 공드리의 합작품. 짐 캐리의 빛나는 호연을 보면 그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다. 현재 1 디스크 할인판이 판매되고 있으나 가능하면 부가영상이 수록된 2 디스크 버전을 권장한다. 감상하고 나면 궁금한 점이 더 많아지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와일드 번치 Special Edition 류승완, 박찬욱, 김지운 등 한국의 대표 감독들이 자신의 영화적 스승임을 숨기지 않았던 ‘폭력의 피카소’ 샘 페킨파의 대표작. 국내에서는 완벽한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오리지널 디렉터스 컷이라는 부제를 달고 올해 출시됐다. VHS 시대에 4:3 화면으로 감상한 경험이 있다면 이 영화의 진가를 알아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와이드 화면으로 다시 감상해 볼 것을 추천한다.

▲롬 (Rome) 미국 최대의 영화 케이블 채널인 HBO와 영국의 BBC가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이어 두 번째로 공동 제작한 12부작의 대하 서사물. 공화정이 흔들리기 시작한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줄리어스 시저와 폼페이누스 마그누스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1억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답게 당시 로마 시대상을 장대한 스케일로 재현해냈다. 노출과 폭력의 수위가 방송 불가한 장면이 많아, 무삭제로 출시된 DVD를 통해서만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중경삼림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을 배경으로 사랑에 아파하는 동시대 젊은이들의 정서를 몽환적 영상과 아름다운 음악 속에 담아낸 왕가위 감독의 걸작. 기출시된 타이틀은 품질이 떨어지고 판권도 불명확한 제품이다. 왕가위 감독이 직접 인증한 마스터 본으로 제작된 DVD 영상은 기존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선명함와 안정된 색감을 자랑한다. 국내 최고의 왕가위 전문가로 통하는 영화평론가 정성일씨가 음성해설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