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아픔보다 더 아픈 사랑 '오래된 정원'
입력 : 2007.01.02 09:46
임상수 감독이 황석영 작가의 '오래된 정원'을 영화화한다고 할 때부터 관심을 모았다. '바람난 가족'(2003년), '그 때 그 사람들'(2004년)처럼 사회성 짙은 작품을 연출했던 감독과 '장산곶매', '장길산', '무기의 그늘'같이 노동과 생산, 부와 빈곤의 문제를 다뤘던 민중작가의 만남은 그것만으로도 '중력'을 느끼게 했다.
황석영 작가의 '오래된 정원'은 1999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장편소설이다. 80년대 민주화운동 때문에 17년간이나 감옥생활을 해야 했던 주인공 '오현우'와 갈뫼마을에서의 한순간 인연을 생애 끝까지 품고 간 여인 '한윤희'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카피처럼 '사랑이 사치'였던 시대에 두 사람의 풋풋하고 애절한 사랑이 시공을 초월하며 묘사됐다.
영화 '오래된 정원'도 원작의 얼개를 따라가고 있다. 17년 만에 출소한 오현우(지진희)는 한윤희(염정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열쇠는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갈뫼마을 집에 남은 비망록.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80년 광주민주화운동, 86년 건국대 사태 등을 배경으로 한다. 모든 게 치열했던 시절, 두 사람의 사랑엔 시간의 제약이 있어 보인다. 불안한 행복은 언제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태롭고 덧없다.
화염병 투척과 백골단의 시위진압, 분신자살 등이 시대상을 반영한다. 거칠고 충격적인 모습에서 오히려 멜로적 감성이 부각된다. 역경과 시련을 딛고 한 시대를 살아간 연인의 모습은 애처롭고 안타깝다.
하지만 80년대의 감성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코드다. 그동안 많은 소설과 영화, 드라마에서 그려졌다.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있었고, 드라마 '모래시계'도 있었다. 밀레니엄을 한참 넘긴 2007년에는 신선함과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민의 정부가 가고 국민의 정부가 도래한 99년에는 가능했을지 몰라도 그로부터 8년 뒤인 지금엔 긴장감이 줄어들었다.
섹시 또는 팜므파탈에서 청순가련형의 긴머리 여인 윤희를 연기한 염정아의 변신이 눈에 띈다. 원작과는 사뭇 다른 오현우를 연기한 지진희는 다양한 캐릭터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개봉일은 4일. 12세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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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의 '오래된 정원'은 1999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장편소설이다. 80년대 민주화운동 때문에 17년간이나 감옥생활을 해야 했던 주인공 '오현우'와 갈뫼마을에서의 한순간 인연을 생애 끝까지 품고 간 여인 '한윤희'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카피처럼 '사랑이 사치'였던 시대에 두 사람의 풋풋하고 애절한 사랑이 시공을 초월하며 묘사됐다.
영화 '오래된 정원'도 원작의 얼개를 따라가고 있다. 17년 만에 출소한 오현우(지진희)는 한윤희(염정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열쇠는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갈뫼마을 집에 남은 비망록.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80년 광주민주화운동, 86년 건국대 사태 등을 배경으로 한다. 모든 게 치열했던 시절, 두 사람의 사랑엔 시간의 제약이 있어 보인다. 불안한 행복은 언제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태롭고 덧없다.
화염병 투척과 백골단의 시위진압, 분신자살 등이 시대상을 반영한다. 거칠고 충격적인 모습에서 오히려 멜로적 감성이 부각된다. 역경과 시련을 딛고 한 시대를 살아간 연인의 모습은 애처롭고 안타깝다.
하지만 80년대의 감성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코드다. 그동안 많은 소설과 영화, 드라마에서 그려졌다.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있었고, 드라마 '모래시계'도 있었다. 밀레니엄을 한참 넘긴 2007년에는 신선함과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민의 정부가 가고 국민의 정부가 도래한 99년에는 가능했을지 몰라도 그로부터 8년 뒤인 지금엔 긴장감이 줄어들었다.
섹시 또는 팜므파탈에서 청순가련형의 긴머리 여인 윤희를 연기한 염정아의 변신이 눈에 띈다. 원작과는 사뭇 다른 오현우를 연기한 지진희는 다양한 캐릭터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개봉일은 4일. 12세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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