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들에게 극장은 썩 내키지 않는 곳이다. 영화 한 편 보려고 해도 주위를 둘러싼 커플들 때문에 눈치가 보인다. 그러나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여기 커플 신경 안쓰고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있다.
▶여자들끼리 맘껏 웃어보자
남자친구? 없어도 괜찮다.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올드미스 다이어리'(감독 김석윤, 제작 청년필름)는 여자들끼지 보러가야 할 것 같은 영화다. 주인공의 대사 하나하나가 '최미자'라는 여자에 공감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실제로도 영화 중간 객석에서 "맞아, 맞아"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원작의 엉뚱하기 그지없는 미자가 주는 신선한 웃음도 그대로 살아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라면 김영옥 임현식 오윤아와 같은 맛깔스러운 조연들의 비중이 많이 줄었다는 것. 하지만 미자와 '꽃미남' 지PD의 좌충우돌 연애담에 한참을 웃다 보면 언제 영화가 끝났는지도 모를 정도다.
▶무게도 좀 잡아보고
영화의 주제가 무겁다면 주위를 돌아볼 틈 없이 집중하게 된다. '대통령의 죽음'(감독 가브리엘 레인지)은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이 암살당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진범 찾기를 둘러싼 음모와 증거들을 따라가는 것은 정치 스릴러만의 매력이다.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소재라 더욱 현실감이 느껴진다. 가슴 한 구석을 때리는 묵직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비상'(감독 임유철, 제작 이모션픽처스)을 보자. 프로축구단 인천 유나이티드를 1년 동안 따라다닌 카메라는 스포츠만의 감동과 전율을 전한다. '포도밭 그 사나이'의 오만석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남자들끼리 보러 간다고 해서 아무도 눈치 안주는 영화니 걱정은 접어 두자.
▶오랜만에 착할 일도 한 번
방학을 맞은 귀여운 조카를 오랜만에 만났다면 함께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해피 피트'(감독 조지 밀러)는 펭귄들의 탭 댄스와 흥겨운 음악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준다.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 일라이저 우드와 로빈 윌리엄스, 니콜 키드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영화의 또 하나의 재미다. 4일 개봉되는 '부그와 엘리엇'도 빼놓을 수 없다. 야생으로 돌아간 덩치 큰 곰 로렌스의 모험은 조카들의 눈에만 즐거운 것은 아니다. 로저 앨러스 감독의 전작이 '라이언 킹'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기대감은 더욱 크다. < 김영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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