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배꼽점

〈제2보〉(16~35)=후야오위(胡耀宇). 82년 1월생. 2003년과 2005년 삼성화재배, 2004년 춘란배에 이어 이번 LG배서도 4강에 올랐다. 세계 최정상권 진입이 무르익으면서 국내 무관(無冠)임에도 자국 4위에 랭크돼 있다. 신중함과 끈기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끝내기에 강해 ‘중국판 이창호’로 불릴 정도다. 16으로 중앙을 틀어막은 것은 당연. 19까지 정석 진행 후 20이 성급했다. 참고 1도 1로 굳혀야 했다는 것.

흑 2에 붙여오는 맥점은 11까지 응급 처치하면 된다. 잽싸게 23 이하 33까지 귀를 도려내선 백의 초반 설계가 실패란 중론. 좌하귀 수순 중 29로 ‘가’는 백 30을 당해 일방적으로 쫓기게 된다. 34까지 좌중앙 일대에 백의 거대한 주택단지가 조성됐다. 더 이상의 중앙 팽창을 막을 것인가, 이창호답게 ‘나’ 정도로 지켜 차분히 대응할 것인가. 무려 12분 만에 모니터 위로 35가 떨어졌다. 천원(天元)이라고도 하고 ‘배꼽점’이라고도 하는 유일한 비대칭점. 이번엔 백이 장고로 접어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