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시장의 양대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이하 CJ)와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이하 쇼박스)가 새해벽두부터 업계 최고 자리를 놓고 양보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한국영화 총 관객동원에서 서로 1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기준이 모호하고 집계의 정확성에 한계가 있어 소모적인 공방전이라는 빈축만 사고 있다.
공격의 포문은 지난해말 쇼박스가 먼저 열었다. 쇼박스는 '2006년 한국영화 배급 순위의 향배는?'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자체 집계결과 2006년 배급한 한국영화의 관객수가 총 3315만7000명이라고 주장했다. 2005년보다 7.1% 증가한 수치로, 2004년과 2005년에 이어 2006년 역시 배급 관객수 정상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2006년 배급한 한국영화가 19편임을 들어 한 작품당 평균 관객수가 170만명이고, 수익률 정상을 지킨 것에 더욱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아울러 'CJ는 24편의 한국영화를 배급해 3363만4000명의 관객을 모았다'고 집계했다.
이에 대해 CJ는 즉각적인 항의의사를 표명했다. 쇼박스의 관객수는 자체 집계이므로 기준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리고 지난 4일에는 아예 똑같은 형식의 관객숫자 보도자료를 냈다. 한국영화 3056만3462명을 포함해 총 3350만4846명으로 쇼박스의 총 관객수 3198만6325명을 제치고 관객수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공정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자료를 인용했다. 단, 영진위의 스크린 가입률이 전국 91% 수준이며 관객수는 전체 관객수의 약 85%를 반영하고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CJ 측은 "1999년 배급시장에 뛰어든 이래 2000년 배급 시장 1위에 올라섰고, 2003년과 2004년 연속 관객동원 1위를 기록했다"며 "이로써 1위 배급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번엔 쇼박스가 반발했다. 쇼박스 측은 "영진위 자료는 스크린 가입률이 91%이기 때문에 최종 집계라고 볼 수 없다"면서 "자체 집계 결과 나머지 9%까지 계산할 경우 지난해 배급순위 1위는 쇼박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관객과 영화관계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해 한국영화 100편 시대를 맞이했지만 올해는 제작편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체적인 한국영화 위기론이 대두되는 마당에 소득없는 관객수 공방은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각각 24편(CJ)과 19편(쇼박스)을 배급한 양사는 올해 작품수를 다소 줄여잡았다. 상반기에만 양사 각 8편씩. 한국영화 위축의 근거다.
때문에 영화관계자들은 양사가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보다 생산적인 논쟁을 벌이기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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