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패… 이세돌 “오늘 역전우승”

이세돌(24) 九단이 통쾌한 반격에 성공했다. 제3회 도요타덴소배 세계바둑 왕좌전에 출전 중인 이세돌은 8일 도쿄 뉴오타니 호텔서 벌어진 장쉬(張·27) 九단과의 결승3번기 제2국서 백을 들고 180수만에 불계승, 1대1의 균형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이 九단은 6일 벌어진 1국서 298수만에 흑으로 반 집을 패했었다.

이세돌은 이날 우변에 침투한 백돌이 쉽게 살아 때이른 우세를 잡았고, 오후 대국이 재개되자마자 우중앙 흑 대마에 급소 일격을 날리며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 장쉬는 중앙의 흑 요석 5점을 버리며 타개에 나섰으나 대세를 되돌리지 못한 채 돌을 거뒀다.

이로써 새해 첫 세계타이틀전 우승의 향방은 9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질 최종 3국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이세돌에겐 2005년 여름 제18회 후지쓰배 제패 이후 18개월 만의 세계 정상 복귀 여부가 걸려있는 판이다. 이세돌은 지난 2003년 6월 제16회 후지쓰배 8강전서 고바야시(小林覺)를 꺾은 이후 3년 반 동안 일본 기사들을 상대로 21전 전승을 기록해 오다가 이번 1국서 제동이 걸렸었다. 지난해 박정상의 제19회 후지쓰배 제패 하나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던 한국 바둑의 올해 회생 여부도 9일 최종국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

도요타덴소배는 2년 주기로 열리는 메이저급 국제대회로 3000만엔(약 2억4000만원)의 우승 상금이 걸려있다. 지난 2회 대회 때는 이세돌이 중국 창하오(常昊)를 2대1로 제압, 2연패(連覇)에 도전 중이며 우승할 경우 메이저급 국제대회 우승 횟수는 통산 7회로 늘어난다. 이세돌은 지난해 국내 무대에선 4관왕에 오르면서도 국제 무대서는 부진해 현재 도요타덴소배 1개만을 보유 중이다. 이번 대회선 유키(結城?) 조선진 하네(羽根直樹) 이창호를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장쉬 역시 LG배와 TV아시아선수권서 두 차례 세계를 제패했던 강자. 최근 명인과 왕좌 등 주요 타이틀을 내주었지만 아직도 국내 3관왕으로 군림 중이다. 대만 출신의 일본 기사인 그는 강인한 기풍으로 ‘실력 1위’란 평가를 듣고 있다. 저우허양(周鶴洋) 조한승 쿵제(孔杰) 박영훈 등 각국 강호들을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세돌과 장쉬 간의 통산 전적은 1승 1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