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객 집계에 묻힌 흥행의 허와 실
입력 : 2007.01.09 09:59
새해 벽두부터 영화판이 시끄럽다. 어두운 전망들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08편의 한국 영화가 제작되고, 1000만 관객을 넘는 영화가 두 편이나 나왔지만 올해는 제작 편수가 60~70편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데 이런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 자본'이 있다. CJ엔터테인먼트(이하 CJ)와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이하 쇼박스)다. 양사는 한국 영화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거대 배급사다. '배급사의 횡포'라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올 만큼 영화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 아낌없는 투자로 한국 영화의 질적 성장에 한몫한 것을 인정하지만 올해는 정초부터 '1등 지상주의'에 매몰돼 신경전이 한창이다. 저마다 2006년 한국 영화 총 관객 동원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핏대를 세우고 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관객 집계에 묻힌 영화흥행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흥행 집계, 정답이 없다
현재 한국 영화시장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관객 집계 능력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을 운영하고 있으나, 스크린 가입률이 91%선에 그치고 있다. 또 이마저도 전체 관객수의 85% 정도가 반영될 뿐이다. 따라서 85%만 믿을 만한 수치고, 그외의 15%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때문에 영화 평론가들은 '15%의 마술'이라는 표현도 곧잘 쓴다.
무엇보다 공식적인 총 관객 집계는 언제 실현될지 미지수다. 영진위는 "극장들의 전산망 의무 가입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여러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달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계류중이던 영화진흥법 개정안이 극장들의 통합전산망 의무가입 조항이 누락된 채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15%의 설전
지난해 흥행 집계에 관련해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쇼박스다. 쇼박스는 지난달 해가 바뀌기도 전에 자체 집계결과 2006년 배급한 한국 영화의 관객수가 총 3315만7000명이라고 주장했다. 전년 대비 7.1% 증가한 수치로, 2005년에 이어 2006년 역시 배급 관객수 정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물론 CJ도 넋놓고 있지 않았다. CJ는 지난 4일 영진위의 통합전상망 자료를 인용, 한국영화 3056만3462명을 포함해 총 3350만4846명으로 쇼박스의 총 관객수 3198만6325명을 제치고 관객수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엔 쇼박스가 반발하며 "CJ가 공동배급 부분을 간과했다. 영진위 자료를 근거해서도 우리가 1위를 수성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쇼박스 측은 "2005년의 경우 우리가 CJ보다 200만명이나 앞서 이론의 여지가 없었으나, 올해는 총 관객수의 1% 미만인 20만~30만의 차이만 보여 CJ가 그렇게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CJ 측은 "따지자고 하니 대응한 것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공동배급 부분은 피차 마찬가지다. 영진위 자료에 누락이 있더라도 85%의 관객 경향성은 인정해야 한다. 오차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박스오피스 실현이 급선무
극장들의 영진위 통합전산망 의무가입이 하루 빨리 법제화 되는 것이 선결 요건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관객 숫자 놀음은 지양해야한다.
아울러 진정한 의미의 박스오피스 발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국 영화는 2000년대 들어 장족의 발전을 이룩했다. 영화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의 체계는 선진국과는 거리가 멀다. 바로 박스오피스가 하나의 사례다.
박스오피스는 영화 한 편이 벌어들이는 흥행 수입을 가리키는 말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대부분의 영화 선진국들은 매출에 근거해 박스오피스 순위를 발표한다. 따라서 '몇 명'이 아니라 '얼마인가'가 박스오피스 순위의 지표다. 이렇게 될 경우 매출을 매개로 한 공정한 조세 행정도 실현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CJ 측은 "하루 빨리 이러한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고, 쇼박스 측도 "영화계 전반에서 성숙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모두가 합의할 경우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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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이런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 자본'이 있다. CJ엔터테인먼트(이하 CJ)와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이하 쇼박스)다. 양사는 한국 영화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거대 배급사다. '배급사의 횡포'라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올 만큼 영화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 아낌없는 투자로 한국 영화의 질적 성장에 한몫한 것을 인정하지만 올해는 정초부터 '1등 지상주의'에 매몰돼 신경전이 한창이다. 저마다 2006년 한국 영화 총 관객 동원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핏대를 세우고 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관객 집계에 묻힌 영화흥행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흥행 집계, 정답이 없다
현재 한국 영화시장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관객 집계 능력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을 운영하고 있으나, 스크린 가입률이 91%선에 그치고 있다. 또 이마저도 전체 관객수의 85% 정도가 반영될 뿐이다. 따라서 85%만 믿을 만한 수치고, 그외의 15%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때문에 영화 평론가들은 '15%의 마술'이라는 표현도 곧잘 쓴다.
무엇보다 공식적인 총 관객 집계는 언제 실현될지 미지수다. 영진위는 "극장들의 전산망 의무 가입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여러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달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계류중이던 영화진흥법 개정안이 극장들의 통합전산망 의무가입 조항이 누락된 채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15%의 설전
지난해 흥행 집계에 관련해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쇼박스다. 쇼박스는 지난달 해가 바뀌기도 전에 자체 집계결과 2006년 배급한 한국 영화의 관객수가 총 3315만7000명이라고 주장했다. 전년 대비 7.1% 증가한 수치로, 2005년에 이어 2006년 역시 배급 관객수 정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물론 CJ도 넋놓고 있지 않았다. CJ는 지난 4일 영진위의 통합전상망 자료를 인용, 한국영화 3056만3462명을 포함해 총 3350만4846명으로 쇼박스의 총 관객수 3198만6325명을 제치고 관객수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엔 쇼박스가 반발하며 "CJ가 공동배급 부분을 간과했다. 영진위 자료를 근거해서도 우리가 1위를 수성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쇼박스 측은 "2005년의 경우 우리가 CJ보다 200만명이나 앞서 이론의 여지가 없었으나, 올해는 총 관객수의 1% 미만인 20만~30만의 차이만 보여 CJ가 그렇게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CJ 측은 "따지자고 하니 대응한 것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공동배급 부분은 피차 마찬가지다. 영진위 자료에 누락이 있더라도 85%의 관객 경향성은 인정해야 한다. 오차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박스오피스 실현이 급선무
극장들의 영진위 통합전산망 의무가입이 하루 빨리 법제화 되는 것이 선결 요건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관객 숫자 놀음은 지양해야한다.
아울러 진정한 의미의 박스오피스 발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국 영화는 2000년대 들어 장족의 발전을 이룩했다. 영화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의 체계는 선진국과는 거리가 멀다. 바로 박스오피스가 하나의 사례다.
박스오피스는 영화 한 편이 벌어들이는 흥행 수입을 가리키는 말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대부분의 영화 선진국들은 매출에 근거해 박스오피스 순위를 발표한다. 따라서 '몇 명'이 아니라 '얼마인가'가 박스오피스 순위의 지표다. 이렇게 될 경우 매출을 매개로 한 공정한 조세 행정도 실현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CJ 측은 "하루 빨리 이러한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고, 쇼박스 측도 "영화계 전반에서 성숙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모두가 합의할 경우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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