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연속된 실족

〈제7보〉(89~101)=후야오위는 우리 기사들에게 난적(難敵) 중 하나로 꼽힌다. 이창호와는 중국리그 포함 통산 10번 맞서 나란히 5승 5패를 기록했다. 박영훈(2승 2패), 이세돌 및 유창혁(이상 1승 1패)과도 호각의 전적. 반면 최철한과 원성진에겐 1패씩 당했고 조한승을 맞아선 1승을 기록 중이다. 한국 기사들을 상대로 한 총 전적은 26승 13패.

89가 또 한 번의 이해 못할 실수로 사실상의 패착이었다. 참고도의 진행이었다면 우변 흑은 깔끔하게 산다. 사는 정도가 아니라 A와 B가 맞보기여서 주도권은 흑에게로 넘어갔을 것이다. 실전은 백 90, 92를 유발, ‘가’로 붙여 사는 수를 스스로 없앴다. 11분간이나 이리저리 확인하던 후야오위, “이게 웬 떡이냐” 하는 표정으로 90의 곳을 찍어 누른다.

96까지 조이고 98로 치중하니 흑의 입장에선 숨이 턱 막히는 느낌. 이제 백이 ‘가’로 파호하면 우변 흑은 자체로 못 산다. 하지만 백도 ‘나’로 포위당하면 우하귀가 온전치 않은 모습. 잡으러 갈 것인가, 공생(共生)의 길을 택할 것인가. 후야오위가 또 한 번 장고 모드에 빠져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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