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청순·섹시·작업녀 이어 '천년여우…' 목소리 연기

"팔색조처럼 변신하는 손예진 선배를 닮고 싶어요." 신인 여배우들과의 인터뷰에서 종종 듣는 답변이다. 역시 손예진은 변신의 귀재였다. 또 다시 말을 바꿔탔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한국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감독 이성강)에서 주인공 '여우비'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청순 가련형에서 섹시녀, 작업녀에 이어 이번엔 성우로 변신했다.

11일 손예진을 만났다. 그리고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손예진은 "나를 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변신을 즐기고 있었다. 일례로 지난해 손예진은 '작업의 정석'에서 코맹맹이 소리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분명 기존에 비춰진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손예진은 "어떤 역할이든 내가 연기하는 것이지만 최대한 나를 버리려고 한다. '작업의 정석'에서 푼수같은 역할을 다양하게 끌어내는 것이 고통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10대 소녀의 목소리를 연기하기 위해 20대인 손예진의 티가 나지 않도록 노력했다. 어떤 평가가 내려질 지 두렵지만 일단 내가 들어도 언뜻 내 목소리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하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천년여우 여우비'는 이성강 감독이 2002년 '마리이야기'에 이어 다시 한번 야심차게 선보이는 한국형 장편 만화영화. 100살이 된 사춘기 구미호가 우연히 인간 세상에 내려와 온갖 모험을 겪는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한편, '천년여우 여우비'에서 남자주인공 황금이의 목소리를 연기한 류덕환은 손예진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진을 품고 다닐 정도로 좋아했다"는 그는 "영화에 함께 나와 얼굴을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로 호흡을 맞춰 다행이었다. 떨려하기 보다는 첫사랑의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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