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 태권V의 비밀을 아시나요?' 온국민의 로봇만화 '로보트 태권V'가 18일 전국 150여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한다. 지난 1976년 유현목 감독이 제작을 맡고, 신예 김청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관객에 선뵌 후 31년만이다. 로보트 태권V는 세계 최초의 무술 로봇 애니메이션이다. 한국형 슈퍼로봇의 원조 격이다. 그동안 거의 소실됐다가 2003년 영화진흥위원회 창고에서 오래된 복사본 하나가 발견되면서 디지털 복원작업을 거쳐 재탄생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부활한 로보트 태권V.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비밀의 세계를 따라가봤다.
◆대한민국 제1호 로봇등록증
지난해 7월 24일,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산업자원부는 로보트 태권V에게 '대한민국 로봇 등록증'을 부여했다. 성명은 로보트 태권브이, 로봇번호는 760724-R060724, 주소는 대한민국 태권브이 기지, 분류는 군사용 로봇. 등록증에 따르면, 로보트 태권V는 높이 56m, 무게 1400톤, 파워 895㎾의 위용을 자랑한다. 최근 서울시청 앞 광장에 높이 3.5m, 무게 2.5톤의 대형 조형물로 전시됐다. 우뚝 솟은 머리의 뿔과 띠, 굳센 강철 턱의 외모가 인상적이다. 로보트 태권V의 저작권과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영화사 신씨네는 '로보트 태권브이'를 고유명사로 등록하고, 캐릭터 관리를 위해 별도의 법인을 설립했다. 또 김태희, 문근영 등이 소속된 나무액터스가 매니지먼트를 전담한다. 로봇 매니지먼트로는 아무튼 최초다.
◆주제가와 성우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지금 30대 이후 성인 중에 이 주제가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또 그들의 아이들도 이미 로보트 태권V의 추종자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 주제가를 부른 사람이 가수 최호섭이라고 하면 귀가 솔깃해진다. '세월이 가면'이라는 호소력 짙은 발라드로 익숙한 최호섭은 초등학생의 신분으로 주제가를 불렀다. 아버지인 최창권 음악감독이 작사, 작곡한 것을 둘째아들 최호섭이 낭랑하고 힘찬 목소리로 소화했다. 깡통로봇의 주제가는 최 감독의 셋째아들인 최귀섭이 불렀다. 주인공 '훈이'의 목소리 연기 주인공도 알고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다름아닌 중견 탤런트 김영옥이다. 스크린으로 옮겨진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할머니 김영옥은 당시 성우 신분으로 남자 아역의 목소리를 연기해냈다.
◆첨단 애니메이션
로봇이야기라는 소재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구현한 기술이 첨단을 자랑한다. 로보트 태권V는 30년 전 작품으로는 믿기기 않을 정도로 현대적이며 미래적이다. 로봇과 조종사가 정서교감을 일으켜 조종한다는 시스템이나 로봇에 대한 상상력은 문화 및 로봇 산업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 실제 인물의 동작을 바탕으로 작화하는 '로토스코핑' 기법을 국내 최초로 사용해 현실적이며 세밀한 액션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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