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버블 붕괴'로 영화스타들 '안방극장 속으로..'

영화판에서 잔뼈가 굵은 톱스타들의 '스크린 탈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사실 그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 사이의 골은 꽤 깊었다. 브라운관이 스타를 하나 키워놓으면 스크린으로 '튀어' 돌아올 줄 몰랐다.

TV 드라마를 통해 일단 얼굴을 알린 후 스크린으로 옮겨 '우아하게 살자'는 게 연기자들의 보편적인 꿈이었다. 또 톱스타들 사이에선 스크린만 고집하는 현상도 생겨났다. 분초를 다투며 쪽대본을 봐야하는 드라마가 작품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올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테이프를 끊는 주인공은 이범수. 17일 첫 전파를 타는 SBS '외과의사 봉달희'에 얼굴을 내민다. 데뷔 16년 만에 드라마 출연은 이번이 처음. 2월에는 강수연과 이미연을 TV에서 만날 수 있다. 둘 다 5년 만의 브라운관 나들이다. 이미연은 SBS '사랑에 미치다'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나온다. 강수연도 MBC '문희'의 타이틀롤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배용준 문소리(이상 MBC '태왕사신기') 박신양(SBS '쩐의 전쟁') 등도 상반기에 안방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여기에다 군에서 제대한 송승헌과 장혁 윤계상 등도 복귀작으로 드라마를 선택했다. 송승헌과 장혁은 MBC '우리들이 있었다'에, 윤계상은 '사랑에 미치다'에 각각 출연한다.

그럼 왜 이런 역전현상이 생긴 걸까. 한마디로 '스크린의 거품'이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몰렸던 투자 자본이 영화계를 외면하고 있다. 2006년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두 편이나 나오며 호황을 누리는 듯했으나 108편의 개봉작 중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10편 안팎일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따라서 스타들도 활로를 마련하기 위해 드라마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한류도 한몫하고 있다. 원래 한류의 근원지는 드라마였다. 배용준과 최지우 송승헌 이병헌 권상우 등 대부분의 한류 스타들이 드라마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 이름 석자를 알렸다. 하지만 정작 한류 스타 대부분이 영화 출연으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아시아 최대 시장인 일본이 한국 영화에 흥미를 잃어버려 한류 스타들은 드라마를 통해 제2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반면 드라마 쪽 상황은 과거에 비해 훨씬 호전됐다. 외주제작 시스템의 활성화로 여건은 물론 개런티도 껑충 뛰었다. 회당 출연료가 수천만 원을 넘어 억대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만큼 톱스타들의 브라운관행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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