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이 어린이만을 위한 영화란 편견에서 이제는 벗어나자.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또 가족 영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 물론 방학 시즌에 맞춰 줄줄이 개봉하는 게 관례긴 하다.
올 겨울 방학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로보트 태권V(브이)'와 '천년여우 여우비' 등 국산 애니메이션 두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만화 영화까지 골라보는 맛이 생겼다.
먼저 70년대 어린이들의 꿈과 우상이었던 '로보트 태권V'가 30년 만에 재탄생했다. 지난 76년 상영됐던 이 작품은 디지털 작업과 사운드 수정 등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과 만난다. 개봉 당시 로보트 태권 브이의 팬이었던 30대 후반과 40대 초반 관객들의 발길을 다시금 극장가로 모을 전망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버전은 지난 2003년 영화진흥위원회 창고에서 발견된 원본필름의 복사본을 디지털 기술로 되살린 디지털복원판이다. 18일부터 전국 150여개 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음향과 더빙 작업에 투입된 금액만 10억여원. 내용은 오리지널 버전 그대로여서 옛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로보트태권브이측은 "태권V를 한국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는 매년 시리즈로 극장에 내놓을 예정"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성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새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는 1월 개봉작 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약 3년의 제작기간에다 27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100% 토종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화제 만발이다. 여기에다 '변신의 귀재' 손예진과 지난해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에 빛나는 류덕환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재미를 더하고 있다. 또 '마리이야기'로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던 이성강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해외 애니메이션 영화제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인간이 되고 싶은 여우소녀의 아름다운 모험이야기를 이성강 감독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천년여우 여우비'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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