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도 ‘춤과 노래’

아카데미 상의 풍향계로 이름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뮤지컬 영화’ 돌풍이 불었다.

16일(한국 시각) 미국 LA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6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1960년대 흑인 3인조 여성밴드의 흥망성쇠를 춤과 노래로 담아낸 ‘드림걸즈’(Dreamgirls)는 작품상(뮤지컬·코미디 부문)과 남녀조연상(에디 머피·제니퍼 허드슨) 등 3관왕으로 이날 최다 트로피를 가져갔다. ‘드림 걸즈’는 1981년 초연됐던 뮤지컬이 원작으로 가수 비욘세와 제이미 폭스가 주연. 코미디 스타 에디 머피도 이 영화로 25년 연기를 통틀어 첫 메이저 연기상을 거머쥐었다.

드라마 부문 작품상은 멕시코 출신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가 연출한 ‘바벨’에 돌아갔다. 모로코와 LA, 그리고 도쿄를 가로지르며 한 가족에게 일어난 참상을 추적하는 비극 드라마로, 브래드 피트·케이트 블랑쳇의 열연으로도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드라마와 뮤지컬·코미디 부문을 막론하고 단 한 명에게 돌아가는 감독상의 주인공은 ‘디파티드’를 연출한 마틴 스코세지의 차지가 됐다. 이로써 마틴 스코세지는 다섯 차례나 분루를 삼켰던 아카데미 감독상을 다시 한 번 기대해 보게 됐다.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동시에 올랐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일본어로 찍은 2차대전 서사극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로 외국어영화상을 받는 데 그쳤다.

드라마 부문의 남녀주연상은 흑인 배우 포레스트 휘태커(‘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왕’)와 헬렌 미렌(‘여왕’)에게 돌아갔고, 뮤지컬·코미디 부문의 남녀 주연상은 메릴 스트립(‘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과 사샤 바론 코헨(‘보랏’)의 차지였다. 올해 62세인 헬렌 미렌은 이날 TV 미니시리즈 부문에서도 ‘엘리자베스 1세’의 여왕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아 개인 2관왕으로 ‘골든글로브의 여왕’이 됐다. 영화 ‘여왕’에서는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사망 이후 갈등을 겪는 현 엘리자베스 2세 역이었다.

TV의 드라마부문 작품상은 ‘그레이 아나토미’,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은 ‘어글리 베티’가 받았다. 골든글로브상은 할리우드 외신기자클럽 소속 85명 회원의 투표로 선정, 시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