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이언(27)은 경력이 참 특이하다.
학생 때는 씨름 선수로 뛰었다. 외모만 보면 씨름 실력은 그저 그럴 것 같은데, 알고 보니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딸 만큼 실력도 탁월했다.
이언은 씨름 선수에서 또 한 번 변신했다. 이번엔 패션모델로 활동한 것.
얼마 전까지 이언은 잘 나가는 8년차 패션모델이었다. 1m88의 헌칠한 키와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로 런웨이를 지배했다.
"원래 연예계에 진출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술자리에서 만난 한 연예계 지인이 '씨름 영화하는데 네가 한 번 해보라'고 해서 오디션에 지원한 게 '천하장사 마돈나'였어요."
이 영화가 흥행 면에선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평단에선 좋은 평가를 받아 이언도 덩달아 얼굴을 알렸다.
다음으로 그를 돋보이게 한 작품은 케이블 채널 Mnet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이 엠 어 모델 2'. 패션모델 육성을 목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언은 올누드도 찍었고, 유럽에도 가 봤다.
"'아이 엠 어 모델 2'를 통해 많이 알려진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보람찼던 것은 이 프로그램이 방송되며 남자 패션모델들의 인지도를 많이 높였다는 거죠. 패션모델이 겉으론 화려해 보여도 직접 재테크까지 하며 사는 사람은 몇 명 안될 정도로 넉넉치 않아요. 저도 친구랑 오랫동안 함께 살다가 최근에야 겨우 독립했어요."
영화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워밍업을 한 이언이 이번엔 안방극장에 진출했다.
현재 전파를 타고 있는 월화드라마 '꽃피는 봄이 오면'(KBS2)이 그 무대다.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주인공들의 인생 역전을 그린 이 작품에서 이언이 맡은 역할은 배우지망생 겸 정육점 주인 '기동'.
"제가 연기하는 기동은 가난한 검사 정도(박건형 분)의 덤벙대는 친구예요. 드라마 전개상 정말 웃기는 캐릭터죠. 일반적으로 모델 출신 연기자는 럭셔리한 역할을 많이 맡잖아요. 제가 그런 캐스팅 이미지를 깼다는 게 아주 뿌듯해요."
이언은 "연기와 모델 활동은 비슷하다"고 말한다.
모델이 몸으로 생각을 표현한다면, 연기는 여기에 대사로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것. 일단 모델로선 크게 성공한 이언이 '모델 활동과 비슷한' 연기에서도 대성공을 거둘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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