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양안대결

〈제1보〉(1~16)=중국과 대만 기사 간의 대국보를 본란에 소개하는 것은 아마도 처음인듯 싶다. 그들 식 표현을 빌리자면 ‘양안(兩岸)’ 대결이다. 8강전 마지막 판. 이창호 이세돌이 중도 탈락하고 전년도 결승전 주역인 구리(古力)와 천야오예(陳耀燁)도 대진표에서 사라졌다. 세계대회 최정상권에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22세 중국 청년과 26세 대만 1인자가 서로 눈을 반짝이며 마주 앉았다.

나이로나 단위로 보나 저우가 선배다. 셰허가 홀짝을 못 맞추자 흑을 택한다. 9까지는 차분한 탐색전. 백은 ‘가’~’다’의 주문을 거부하고 10의 갈라침을 택했다. 놓이고 보니 천금의 요소(要所)다. 11은 9와의 간격을 감안한 벌림 겸 협공. 백도 12, 14로 안정해 15까지가 정석으로 돼 있다.

초반의 진행 속도가 놀랄 정도로 더디다. 15수까지 소요된 시간이 무려 47분. 특히 소문난 속기파인 저우쥔쉰의 장고가 이채롭다. 흑 5에 11분, 7에 9분. 초반부터의 기록적 장고행진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욕의 표출로 해석해야 옳다. 백도 16으로 참고도 1 이하 16까지는 불만으로 판단하고 3분여 만에 강력히 붙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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