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아쉬운 불계패

첫판은 창하오(常昊)가 가져갔다. 22일 중국 상하이 후아팅 호텔에서 막을 올린 제11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 오픈 결승 3번기 개막전에서 중국 창하오(31) 九단은 이창호 九단을 238수 만에 백 불계로 제압, 소중한 선제점을 따냈다.

바둑은 흑을 쥔 이창호가 초반 빵때림을 내주는 등 불리하게 출발했다. 흑은 이후 중원전에서 상대의 과욕을 추궁, 반격 기회를 잡았으나 우변 백 미생마 공격 타이밍을 놓치며 오히려 곤경에 처했다. 승기를 잡은 창하오는 우변을 안정한 뒤 두텁게 완승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이창호는 24, 25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질 2, 3국을 모두 승리해야 역전 우승을 거두는 불리한 입장에 처했다. 이창호는 역대 삼성화재배에서 2기부터 4기까지 3연패(連覇)를 거둔 이후 지난해 10기 때 모처럼 결승에 올랐으나 중국 뤄시허(羅洗河) 九단에게 1대2로 패배,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이창호는 통산 20회 우승(비공식 기전 제외)으로 최다 세계 제패 기록 보유자. 이번 대회를 제패할 경우 2005년 봄 춘란배 우승 이후 22개월 만에 국제 타이틀을 추가하게 된다. 반면 창하오는 이날 승리로 이창호와의 공식전 통산 5승 20패의 절대 열세에서 일단 탈출했다. 이창호는 과거 창하오와 세 차례 국제대회 패권을 놓고 겨뤄 모두 승리했었다. 삼성화재배는 1인당 2시간씩 주어지는 준속기 기전으로 우승 상금은 2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