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영화의 폭발력은 무서웠다.
2006년 극장가에 걸린 한국영화는 무려 108편. 2005년 83편보다 20여편이나 늘어난 것으로 1990년대 이후 최다였다. 그럼 유독 지난해 개봉작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
한류에 힘입어 영화가 산업으로 흥미를 끌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통신업체 등 대기업 자본이 대거 영화 시장에 유입됐다. 일례로 KT와 KTF가 영화 제작사인 싸이더스FNH의 지분 51%를 확보했다. 또 싸이더스FNH는 이에 힘입어 지난해 한 달에 한 편꼴인 12편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제작사들의 우회상장 열풍도 한몫했다. 우회상장이란 비상장기업이 상장사와의 합병 혹은 포괄적 주식교환, 영업 양수도 등의 방식으로 주식시장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제작사들은 투자 재원의 증대를 위해 우회상장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우회상장은 덫이었다. 공개 기업으로서 매출실적을 발생시켜야 하는 점에서 미완성 시나리오들을 제작해 작품으로 내놓았다. 손익과 상관없이 매출만 있으면 된다는 점이 이들의 제작을 부채질했다. 그러나 1년도 채 안돼 대기업 자본이 빠지고 있다. 관객들도 작품성 떨어지는 영화의 난립에 서서히 한국영화를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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