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사 권력화 부작용] 빅2 '고래싸움'에 관객만 '새우등'
입력 : 2007.01.23 09:54 | 수정 : 2007.01.23 15:20
배급사의 권력화가 부작용을 낳고 있다.
현재 국내 영화의 배급은 CJ엔터테인먼트(이하 CJ)와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이하 쇼박스)가 양분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영화판을 시끄럽게 했던 CJ와 쇼박스의 '1등 주장 경쟁'은 배급사 권력화의 한 단면이다.
특히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최근 CJ, 쇼박스, 시네마서비스 등 이른바 '빅3'의 관객 점유율 합계가 82%나 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사업자의 판단 기준인 75%(3개사 합계)를 훌쩍 넘긴 수치다. 또 CJ의 경우 시네마서비스의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어 독과점 구조는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진위도 "(독과점 구조에 대해)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할 정도다.
더불어 한국영화의 흥행은 배급사의 입맛에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횡포가 심하다. 과연 지난해 '괴물'이 620개의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1300만 관객을 넘었을까. 대답은 '글쎄'다.
무엇보다 CJ와 쇼박스는 투자와 제작에도 손을 뻗치고 있어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들에게 자칫 밉보일 경우 영화사는 물론 일반 극장도 간판을 내릴 수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적 지위를 악용, 시중 극장에 영화 배급을 부당하게 거절한 쇼박스와 CJ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쇼박스는 전북 전주에 있는 시네마타운의 영화배급 요청에도 불구하고 2004년 5월부터 1년여 동안 '웰컴투 동막골' 등 영화 44편의 배급을 부당하게 거절했다. CJ도 같은 극장에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11편의 배급을 거절했다. 또 2001년 7월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개관한 씨네플라자에 '무사' 등 3편의 영화를 배급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화 산업을 일으켰던 '왕년의 주인공'들도 배급사의 눈치를 볼 정도다.
아울러 배급사간의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돈 앞에 장사 없다'고 양대 배급사는 투자한 영화의 흥행을 위해 목을 맨다. 반면 '남의 장사'에는 구색만 갖추며 '험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한 배급사가 자사 영화를 더 많은 스크린에서 상영하기 위해 다른 경쟁 배급사의 영화를 4일 만에 조기종영 시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배급사의 피튀기는 경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관객들이다. 볼권리가 자본의 논리에 서서히 잠식되고 있다. 또 광의적 개념으로 문화 다양성까지 해치고 있다. 지난 연말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상 시상식에서 주목받은 '가족의 탄생'이 20만명을 넘기지 못한 채 묻혀버린 것은 관객 입소문의 효과가 돌기 시작할 최소한의 시간도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젠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영화가 질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쏠림 현상'을 제어하는 입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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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영화의 배급은 CJ엔터테인먼트(이하 CJ)와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이하 쇼박스)가 양분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영화판을 시끄럽게 했던 CJ와 쇼박스의 '1등 주장 경쟁'은 배급사 권력화의 한 단면이다.
특히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최근 CJ, 쇼박스, 시네마서비스 등 이른바 '빅3'의 관객 점유율 합계가 82%나 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사업자의 판단 기준인 75%(3개사 합계)를 훌쩍 넘긴 수치다. 또 CJ의 경우 시네마서비스의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어 독과점 구조는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진위도 "(독과점 구조에 대해)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할 정도다.
더불어 한국영화의 흥행은 배급사의 입맛에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횡포가 심하다. 과연 지난해 '괴물'이 620개의 스크린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1300만 관객을 넘었을까. 대답은 '글쎄'다.
무엇보다 CJ와 쇼박스는 투자와 제작에도 손을 뻗치고 있어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들에게 자칫 밉보일 경우 영화사는 물론 일반 극장도 간판을 내릴 수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적 지위를 악용, 시중 극장에 영화 배급을 부당하게 거절한 쇼박스와 CJ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쇼박스는 전북 전주에 있는 시네마타운의 영화배급 요청에도 불구하고 2004년 5월부터 1년여 동안 '웰컴투 동막골' 등 영화 44편의 배급을 부당하게 거절했다. CJ도 같은 극장에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11편의 배급을 거절했다. 또 2001년 7월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개관한 씨네플라자에 '무사' 등 3편의 영화를 배급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화 산업을 일으켰던 '왕년의 주인공'들도 배급사의 눈치를 볼 정도다.
아울러 배급사간의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돈 앞에 장사 없다'고 양대 배급사는 투자한 영화의 흥행을 위해 목을 맨다. 반면 '남의 장사'에는 구색만 갖추며 '험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한 배급사가 자사 영화를 더 많은 스크린에서 상영하기 위해 다른 경쟁 배급사의 영화를 4일 만에 조기종영 시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배급사의 피튀기는 경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관객들이다. 볼권리가 자본의 논리에 서서히 잠식되고 있다. 또 광의적 개념으로 문화 다양성까지 해치고 있다. 지난 연말 청룡영화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상 시상식에서 주목받은 '가족의 탄생'이 20만명을 넘기지 못한 채 묻혀버린 것은 관객 입소문의 효과가 돌기 시작할 최소한의 시간도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젠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영화가 질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쏠림 현상'을 제어하는 입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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