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이판사판

〈제5보〉(60~72)=한국은 대만 바둑을 몇 수 아래로 취급하지만 저우쥔쉰 만은 녹록지 않은 상대. 한국기사를 상대해 그는 총 14승 24패를 마크 중이다. 국제대회에 단골 출전, 주로 한국 최강들과 싸운 전적임을 감안해야 한다. 이세돌의 경우 저우에게 2연패로 몰리다 간신히 첫 승을 올렸고 조한승, 목진석 등도 저우와 한 차례 싸워 패했다. 수읽기가 빠르고 재기(才氣)가 넘치는 기풍.

60은 승부수로, 참고 1도처럼 점잖게 두어선 4이하 20까지 공격당해 못 견딘다(19…14). 하지만 61, 63을 당해선 앞이 캄캄하다. 흑 67이 지나친 신중이 부른 완착. 참고 2도 1이었으면 백 대마는 사경을 헤맸을 것이다. 백 4, 6의 절단을 경계한 것인데, 7의 호착으로 별 일이 없다. 70, 72의 저돌은 이판사판 식 마구잡이 저항이자 최선의 반발 수단이기도 했다. 72를 당한 저우쥔쉰, 이 바둑 최장시간의 장고(長考)에 빠져든다. 승부의 기로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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