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악이 뭔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1997년 KBS 슈퍼탤런트 공채 3기 출신의 영화배우 박상욱(30). 그가 마침내 스크린의 주역으로 신고식을 치렀다.
'펀치 레이디'(감독 강효진, 제작 프라임엔터테인먼트)의 비열한 남편 역. 격투기 선수인 그는 상대 선수가 아니라 보호해야할 아내(도지원)를 향해 무차별 공격을 가한다. 세상에서 제일 못난 게 가정 폭력, 그 중에서도 아내 때리는 남편인데…. 그는 이미 욕먹을 각오를 단단히 했다.
거뭇하게 기른 콧수염과 턱수염, 뒤로 묶은 웨이브 헤어스타일이 절로 악역을 연상시킨다. 데뷔 때부터 수염을 기르긴 했지만 그 때보다 훨씬 가늘게 다듬은 수염이 악한의 이미지를 더욱 증폭시킨다.
사실 스크린 데뷔부터 악역과 인연을 맺었다. 2002년에 개봉해 인기를 끌었던 '가문의 영광'이 데뷔작. 당시 유동근, 성지루와 함께 조폭 '장씨' 가문의 삼형제 중 막내로 출연했다. 걸쭉한 호남 사투리, 실감나는 몸짓과 표정연기, 그리고 거친 외모와 수염 등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안다면 박상욱을 알아도 한참 '띄엄띄엄' 안 것이다.
'가문의 영광'의 호연을 계기로 개봉을 대기 중인 '러브하우스'와 얼마전 개봉한 '중천'까지 모두 조폭 아니면 악역을 맡았지만 그는 고려대 신방과를 졸업한 학구파다. 당초 기자를 해볼 요량으로 공부를 했지만 어느 순간 '이건 내 길이 아니다' 싶어 슈퍼탤런트에 도전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행운은 거기까지. 이후 군대에 다녀오고 단역과 조연을 전전하다 '가문의 영광'을 만났고, 그게 배우로서의 인연을 지속시키는 시발점이 됐다.
"펀치 레이디의 남편은 정말 인간 쓰레기 같은 사람이에요.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캐릭터죠. 그러나 전 그 점에 끌렸어요. 처음부터 악역을 하긴 했지만 제대로 한 적은 없는 거 같은데, 이번엔 정말 '절대악'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소망 한 가지 더.
"형님이 장가를 가셔서 그 집에서 신세지고 있는데요. 형수님이 속옷까지 빨아줄 정도로 너무 잘해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영화 대박나면 형수님에게 차 한 대 뽑아드릴 거예요. 정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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