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개봉작] 고대 마야전사의 잔혹사 '아포칼립토'

잔혹하고 폭력적인 장면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하지만 배우가 아닌 감독 멜 깁슨의 뛰어난 역량과 도전 정신은 혀를 내두를 만큼 놀랍다.

멜 깁슨이 가혹한 운명에 맞선 고대 마야 전사의 얘기를 다룬 '아포칼립토'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찍었다. '더 페이스', '브레이브 하트',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이어 네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한데 전작들과는 색깔이 다르다.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이 전면에 나섰고, 대사도 영어가 아닌 마야어로 처리해 사실감을 더했다.

서구인들에 의해 송두리째 짓밟히기 전 마야 문명은 찬란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선과 악은 자리한다.

평화로운 부족 마을의 젊은 전사 '표범 발'은 가족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잔인한 전사들로 구성된 다른 부족의 침략자들이 마을을 습격해 마을은 폐허로 변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족민을 학살하고 젊은 남녀를 포로로 잡아 그들의 왕국으로 끌고 간다. '표범 발'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혼란 속에서 임신한 아내와 어린 아들을 깊숙한 우물에 숨겨놓는다.

인질로 끌려간 곳은 여자들은 경매를 거쳐 노예로 팔고, 남자들은 산 채로 심장을 도려낸 뒤 제물로 바치는 마야 문명의 번창한 도시. 물론 '표범 발'도 끔찍한 죽음을 눈 앞에 둔다. 하지만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속담처럼 주인공은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최강의 전사들도 구성된 추격대가 그를 쫓기 시작하며 영화는 숨을 헐떡인다.

특히 비교적 보존상태가 양호한 멕시코의 열대우림 지역에서 촬영된 '표범 발'의 추격신은 기상천외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독개구리, 말벌, 멧돼지 덫이 무기로 변신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덕분에 137분간의 긴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함을 못 느낀다. 여기에다 지금까지 나온 작품과는 달리 할리우드가 아닌 마야인들의 관점에서 문명의 냉온을 해부한 점도 인상적이다. 2월 1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