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기필코 되찾겠다”

“이번 주역은 나다.” 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조선일보 주최) 준결승이 다음 주로 다가왔다. 12일 광주광역시청에서 있을 4강전은 조한승 대 중국 후야오위(胡耀宇), 홍민표 대 대만 저우쥔쉰(周俊勳)의 4강 싸움으로 치러진다. 이창호 이세돌 등 전통의 ‘우승 전문가’들이 모두 중도 탈락한 가운데 새 얼굴들끼리의 각축으로 좁혀지면서 긴장감은 오히려 더욱 높아진 상태. 8회 대회 이후 외국 기사들이 독점해온 LG배가 고국 귀환(?)의 기틀을 3년 만에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억 5000만원의 최대 우승상금을 정조준 중인 조한승(25) 九단과 홍민표(23) 五단의 각오를 들어봤다.

조한승 九단

“후야오위와 동갑… 중국 기사들에게 더이상 밀릴 수 없어 타이트하게 맞설 것”

ㅡ최근 명인전 본선에 오르는 등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한 동안 장염으로 고생해 밥도 못 먹었는데 거의 나아간다. 명인전서 4연승으로 본선에 오르면서 자신감도 높아졌다.”

ㅡ준결승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중국 기사들의 최근 포석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한 중 양국 모두 연구된 포진을 실전에 써먹는 경향이 매우 높아 도움이 될 것 같다.”

ㅡ동갑내기 후야오위(25)와는 2003년 한 번 싸워 1패를 기록 중이더라.

“끈기 있고 여간 해선 안 무너지는 기풍이다. 그가 즐기는 두텁고 단단한 진형을 허용해선 힘들어진다. 타이트하게 맞설 생각이다.”

ㅡ7, 8, 9회에 이어 LG배서만 4년 째 4강이다. 각오가 남다를 텐데.

“최근 대학(외국어대)을 중퇴하기로 결정했다. 병역 문제가 걱정인데, 이번 대회 성적에 따라 특례 가능성도 생기리라고 본다. 이래저래 배수의 진을 친 심정이다.”

ㅡ4명 중 누구의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을까.

“넷 모두 세계 4강권 이하 경력자들이다. 마음을 편히 먹는 사람이 유리할 것 같다. (홍)민표와 내가 결승을 펼쳤으면 좋겠다. 중국 기사들에게 더 이상 밀릴 수 없다.”

홍민표 五단

“저우쥔쉰 최근 대국 꼼꼼하게 분석… 중국 리그 경험 등 자신감 갖고 올인”

ㅡ전년도 우승자(구리·古力)를 제치고 올라오는 등 기세가 남다른데.

“내 바둑 인생에 전환점이라고 생각하고 각오를 다듬고 있다.”

ㅡ저우쥔쉰(27)과는 첫 대면이다. 상대 파악은 됐나?

“대국 사이트를 뒤져 그의 최근 대국 25국 정도를 꼼꼼히 분석했다. 두텁게 판을 잘 짠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다듬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ㅡ올 들어 초반 7연승을 달렸다. 컨디션은?

“7연승 후 명인전 예선 결승서 패했다. 그러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느낌이 괜찮다.”

ㅡ준결에 대비해 어떤 전략을 세웠나.

“그때 그때 충동적으로 두는 편이라 구체적 구상은 없다. 하지만 판이 느슨하게 흘러가는 일만은 절대 피할 생각이다. 흑, 백은 별 차이가 없다.”

ㅡ준결 진출자 4명 중 누가 가장 우승에 가깝다고 생각하는지.

“우리 조보다는 저 쪽(조한승 대 후야오위)에서 우승자가 나오지 않을까. 하지만 찬스는 4명 모두에게 똑같이 있다. 일단은 준결승 통과에 올인 하겠다.”

ㅡ꽤 자신감에 넘쳐 보인다.

“중국과 대만 기사들을 꺾고 여기까지 왔다. 중국리그 경험도 있어 신념을 갖고 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