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백, 투강

〈제14보〉(234~257)=234에 씌워 상변 일대 흑의 퇴로를 차단했다. 가위 건곤일척(乾坤一擲)의 한 수. 이 반격의 실패는 곧 패배를 뜻한다. 필사적(必死的)이란 표현은 이런 경우 얼마나 근사하게 어울리는가. 두 대국자 모두 몰아(沒我)의 경지에서 젖 먹던 힘까지 몽땅 짜내고 있다.

238까지 패(覇) 발발은 필연. 241도 절대수로, 패를 해소하면 ‘가’를 당해 흑이 무너진다. 244는 245 자리에 잇고 패를 계속하는 것이 최선. 그 경우 바둑은 지루한 패싸움 끝에 참고도 6까지의 타협이 예상되는데, 이 그림은 미세하나마 흑 승이었다. 최강으로 버텼더라도 역전은 없었다는 뜻이다.

247까지 백이 적지 않은 수확을 거두었건만 그것으로 승부는 흑 승으로 결정됐다. 249는 끝내기 맥점. 257에 잠시 망설이던 셰허, 마침내 돌을 거둔다. 계속해서 ‘나’로 내려서면 이하 ‘마’까지 부호 순으로 백의 한 수 부족. 저우쥔쉰이 상기된 표정으로 상변을 가리켰지만 셰허의 침묵은 계속됐다. 그 아쉬운 심정을 누가 알랴. 파란만장한 난타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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