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기자 3김의 와글와글 시네합평] (3) '복면달호'

최근 본지 영화팀이 소폭 개편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부터는 '영화기자 '3김'의 와글와글 시네 합평'이 '와글와글 시네합평'으로 이름을 살짝 바꾸고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평점 표기 방식도 기존의 숫자(10점 만점) 대신 별(5개 만점)로 바뀌었습니다. '와글와글 시네합평' 제3탄은 개그맨 이경규가 야심차게 제작한 '복면달호'(감독 김상찬-김현수, 제작 인앤인픽쳐스-스튜디오2.0)입니다. 대담에는 본지 영화담당 김천홍 기자와 두 명의 인턴기자가 참여했습니다.

김천홍 기자(이하 홍)=사실 '이경규의 영화'라는 게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장단점이라고 봐요. 어쨌든 지금 토론의 소재는 그냥 한국 영화 '복면달호'입니다. 다들 어떻게 봤나요.

노경열 인턴기자(이하 열)=영화 속에 '사람들이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면 그게 바로 좋은 음악'이라는 대사가 나오잖아요. 그런데 바로 이 영화가 그런 영화인 것 같아요.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소소한 웃음과 애틋함이 잘 조화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이예은 인턴기자(이하 은)=그냥 마음을 비우고 보면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임에는 틀림없어요. 촌스러운 듯 하면서도 유행을 따르는 듯 하고, 차태현의 코믹 연기는 흠 잡을 데가 없어요. 그런데 왠지 허전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네요.

홍=그 허전함이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은=전체적인 내용 전개가 다소 매끄럽지 못했던 것 같아요. 차태현이 복면을 벗어던지는 장면에서도 감동이 최고조로 오르지 못하고 평범한 느낌을 줬구요, 차태현과 러브라인을 엮는 이소연 역시 수동적인 존재로만 묘사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홍콩영화 '소림축구'에서 여주인공이 주성치에게 돌아왔을 때 만큼의 감동은 없더라구요.

열=물론 그런 점은 있었지만, 코미디 영화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게 무리가 아닐까요. 그리고 영화를 보는 이면에 자신도 모르게 자리잡고 있는 편견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개그맨이, 그것도 실패한 전작 때문에 웃음거리가 됐던 개그맨이 제작했기 때문에 '그저 그런 영화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편견 말이죠.

홍=사실 확실히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극적인 요소는 좀 아쉬웠습니다만, 그저 그런 코미디영화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많이 하는 고민 중에 이런 게 있죠.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지에 대한 고민 말이죠. 한데 이 영화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거북하지 않게 내놓습니다. 훈훈한 코미디와 정감있는 트로트 선율 속에 실어서 말이죠.

은=그래도 저는 좀 많이 아쉽네요. 삐걱거리는 내러티브를 빼고 생각하더라도 임채무와 차태현의 친구 등 주변인물들의 사람냄새 나는 연기를 좀더 부각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그랬다면 영화에서 임채무와 차태현이 말하는 트로트의 '마음'이 보다 잘 전달될 수 있을 것 같은데….

홍=그 어떤 영화라도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순 없죠. 그럼 평점을 매겨봅시다. 저는 신선함과 극적완성도가 좀 미흡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코미디 영화로서 '재미'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겠습니다.

열=지루하지 않고 웃겼습니다. 그리고 억지스럽지 않게 감동도 줬습니다. 만족합니다.

은=그냥 웃겼을 뿐이네요.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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