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관객-시청자들 대역인지 아닌지 금방 알아요"
입력 : 2007.02.11 09:47
다른 모든 분야가 그럴테지만 특히 배우라는 직업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 배우로서 타고난 사람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배우로 거듭나는 사람. 전자가 선천적이라면 후자는 후천적인 능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하지원은 후자에 가깝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왠지 그녀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타고난 후자' 즉, 끊임없는 노력으로 배우가 되도록 타고난 배우라면 모를까? 하지원은 매번 새롭게 돋아나는 양파껍질처럼 날마다 새로운 변신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꾀병이 없는 배우
하지원은 '꾀병이 없는 배우'로 통한다. 그녀와 같이 일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인정하는 그녀의 별명이다.
일단 촬영에 임하면 몸을 사리지 않는다. 배우로서 누군들 열심히 안하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하지원의 캐릭터 체득은 유별나고 지독하다.
'색즉시공'(2002년) '황진이'(2006년) '1번가의 기적'(감독 윤제균ㆍ15일 개봉) 등이 그 예다. '색즉시공'에서 하지원은 에어로빅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로서 전문가급 실력을 선보였다. 수개월여의 피나는 훈련이 아니면 안되는 고난도 동작이었다. 영화를 찍기 전에 에어로빅의 문외한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드라마 '황진이'에선 조선시대 명기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화려한 색감의 한복 만큼이나 뛰어난 기예로 역사 속의 황진이를 현실로 불러냈다. '1번가의 기적'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섀도 복싱과 풋스텝을 보여주며 여자복서로 재탄생했다. "첫날 권투 스파링하고 집에 가서 펑펑 울었어요.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던 거죠. 다시 하라고 한다면요? 당연히 아니죠. 호호." 한번은 동양챔피언 대결 신을 찍다가 코뼈가 어긋났다. 그런데도 아프다는 하소연 한번 못하고 촬영을 마쳤다.
훈련 코치였던 전 세계챔피언 변정일씨나 상대역으로 나왔던 오수현 여자권투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은 이구동성으로 하지원의 이런 자세를 칭찬했다. "6개월만 하면 데뷔전 할 수 있다"고.
◆"관객들은 다 안다."
그러면 왜 그녀는 이토록 지독하게 매달리는 걸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고 명쾌하다. "요즘 관객들, 시청자들은 다 알아요. 배우가 직접 연기를 하는지 아니면 대역이 하고 얼굴만 보이는지 금방 알죠. 물론 저도 모든 것을 다 소화할 순 없지만 가능하면 직접 하려고 해요. 다소 부족하더라도 배우들이 직접 하는 게 보는 사람들에게 더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 같아요."
하지만 굳이 어려운 역할을 선택하지 않아도 될 터다. 여형사, 에어로빅 선수, 기생, 여자복서 등 온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정중히 사절할 수 있다. 그러나 하지원은 선택은 언제나 '고행'이었다.
"글쎄요. 왜 그런지 저한테 자꾸 이런 역할만 오더라구요. 이유는 저도 모르죠. 하지만 나쁘지 않아요. 운동신경이 있어서 빨리 배우는 편이에요. 몸으로 때우는 게 좋아요." 배우면서 연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지원은 특기가 많아졌다. 검도, 승마, 골프, 재즈댄스, 장구춤, 외줄타기, 복싱 등 줄줄이 이력을 쌓았다.
"이젠 서커스를 해야 겠어요. 하하. 그런데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
여전히 앳되보이는 하지원이지만 2000년에 데뷔해서 올해로 경력 8년차가 됐다. 지난해에는 '황진이'로 KBS 연기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대상을 차지한 것은 근래 드문 경우였다. 중간에 슬럼프도 있었다. 지난 2년 사이에는 비록 무혐의 판정이 나긴 했지만 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9시 뉴스에 사건 기사의 주인공으로 보도되면서 마음 고생이 깊었다. 그러나 시련 속에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법. 하지원은 연기자로서 재기했고, 무엇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꼈다.
최근 친 남동생인 전태수가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면서 든든한 동반자까지 얻었다. 구구절절히 가이드해주고 싶지만 서두르지 않도록 했다.
이제 남은 건 자신의 짝을 찾는 일이다.
"이상형이요? 자꾸 변해요. 아직 결혼할 때가 아닌가봐요. 거짓말 안하는 사람, '척'하지 않는 사람, 자기 일에 프로다운 사람, 따뜻한 사람이 좋아요. 외모는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이구요. 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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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이 없는 배우
하지원은 '꾀병이 없는 배우'로 통한다. 그녀와 같이 일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인정하는 그녀의 별명이다.
일단 촬영에 임하면 몸을 사리지 않는다. 배우로서 누군들 열심히 안하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하지원의 캐릭터 체득은 유별나고 지독하다.
'색즉시공'(2002년) '황진이'(2006년) '1번가의 기적'(감독 윤제균ㆍ15일 개봉) 등이 그 예다. '색즉시공'에서 하지원은 에어로빅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로서 전문가급 실력을 선보였다. 수개월여의 피나는 훈련이 아니면 안되는 고난도 동작이었다. 영화를 찍기 전에 에어로빅의 문외한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드라마 '황진이'에선 조선시대 명기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화려한 색감의 한복 만큼이나 뛰어난 기예로 역사 속의 황진이를 현실로 불러냈다. '1번가의 기적'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섀도 복싱과 풋스텝을 보여주며 여자복서로 재탄생했다. "첫날 권투 스파링하고 집에 가서 펑펑 울었어요.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던 거죠. 다시 하라고 한다면요? 당연히 아니죠. 호호." 한번은 동양챔피언 대결 신을 찍다가 코뼈가 어긋났다. 그런데도 아프다는 하소연 한번 못하고 촬영을 마쳤다.
훈련 코치였던 전 세계챔피언 변정일씨나 상대역으로 나왔던 오수현 여자권투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은 이구동성으로 하지원의 이런 자세를 칭찬했다. "6개월만 하면 데뷔전 할 수 있다"고.
◆"관객들은 다 안다."
그러면 왜 그녀는 이토록 지독하게 매달리는 걸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고 명쾌하다. "요즘 관객들, 시청자들은 다 알아요. 배우가 직접 연기를 하는지 아니면 대역이 하고 얼굴만 보이는지 금방 알죠. 물론 저도 모든 것을 다 소화할 순 없지만 가능하면 직접 하려고 해요. 다소 부족하더라도 배우들이 직접 하는 게 보는 사람들에게 더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 같아요."
하지만 굳이 어려운 역할을 선택하지 않아도 될 터다. 여형사, 에어로빅 선수, 기생, 여자복서 등 온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정중히 사절할 수 있다. 그러나 하지원은 선택은 언제나 '고행'이었다.
"글쎄요. 왜 그런지 저한테 자꾸 이런 역할만 오더라구요. 이유는 저도 모르죠. 하지만 나쁘지 않아요. 운동신경이 있어서 빨리 배우는 편이에요. 몸으로 때우는 게 좋아요." 배우면서 연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지원은 특기가 많아졌다. 검도, 승마, 골프, 재즈댄스, 장구춤, 외줄타기, 복싱 등 줄줄이 이력을 쌓았다.
"이젠 서커스를 해야 겠어요. 하하. 그런데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
여전히 앳되보이는 하지원이지만 2000년에 데뷔해서 올해로 경력 8년차가 됐다. 지난해에는 '황진이'로 KBS 연기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대상을 차지한 것은 근래 드문 경우였다. 중간에 슬럼프도 있었다. 지난 2년 사이에는 비록 무혐의 판정이 나긴 했지만 주가조작 사건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9시 뉴스에 사건 기사의 주인공으로 보도되면서 마음 고생이 깊었다. 그러나 시련 속에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법. 하지원은 연기자로서 재기했고, 무엇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꼈다.
최근 친 남동생인 전태수가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면서 든든한 동반자까지 얻었다. 구구절절히 가이드해주고 싶지만 서두르지 않도록 했다.
이제 남은 건 자신의 짝을 찾는 일이다.
"이상형이요? 자꾸 변해요. 아직 결혼할 때가 아닌가봐요. 거짓말 안하는 사람, '척'하지 않는 사람, 자기 일에 프로다운 사람, 따뜻한 사람이 좋아요. 외모는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이구요. 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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