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LG배 세계기왕전] 충신과 역적

〈제2보〉(19~38)=이 대회는 출전 4개국에서 각각 8명씩 출전, 팀 리그 성적으로 순위를 가린다. 주장은 주장끼리, 8장은 8장끼리 선수 1인당 3판씩 소화하는 방식이다. 한국과 중국은 예상대로 나란히 2연승을 거둔 뒤 최종일 패권을 놓고 맞섰다. 이 바둑은 양국의 2장 대결. 주장전에선 한국의 송태곤이 중국 셰허(謝赫)에게 아깝게 패했다.

백 ?면 19로 받아 25까지가 하나의 틀로 자리잡았다. 25는 생략할 수도 있으나 지금은 축이 나빠 안 된다. 축이란 참고 1도 백 2로 붙여간 뒤 12 이후 A로 모는 축을 말한다(1은 손 뺌). 그렇다고 참고 2도 흑 3 이하로 기는 것은 너무 저자세여서 고려할 대상조차 안 된다.

26으로 굳혀 좌변과 중앙 일대에 폭설이 내리기 시작한다. 28로는 ‘가’를 차지하고 흑 ‘나’ 때 ‘다’로 뛰는 호방한 수법도 유력했다. 30까지는 지극히 상식적인 절충. 결국 31 자리에 흑의 손이 먼저 돌아갔다. 37까지 백은 좌하의 실리, 흑은 중앙 백세(白勢)를 의식한 공방이다. 38이 이색적인 점. 잘 되면 충신이고 잘 안 풀리면 역적이 될 일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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