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야오위, 극적 뒤집기로 첫 결승 진출

○…긴박한 하루였다. 오후 대국 초입까지는 조한승 우세, 홍민표 열세란 진단이 내려졌으나 두 판 모두 서서히 차이가 좁혀지면서 “두 판 모두 미세하다”는 쪽으로 흘렀고, 한때는 “홍민표도 이길 수 있다”는 설까지 나왔으나 최종 결과는 두 판 모두 패배였다. 한국으로선 최악의 결과가 나온 셈.

○…조한승 九단은 7~9회에 이어 이번까지 모두 네 차례 이 대회 준결서 패하는 악운을 반복했다. 더욱이 이날 바둑은 절대 우세를 잡고도 중앙서 느슨한 처리로 역전을 허용해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후야오위는 106수째부터 초읽기에 몰리는 등 악전고투 끝에 극적 뒤집기로 생애 첫 결승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저우쥔쉰은 대국이 끝난 뒤 가족들에게 ‘승리 보고’를 한 뒤 혼자 검토실에 자리를 잡고 자신의 바둑을 놓아보며 싱글벙글. 대만팀 정수칭(鄭淑卿·41) 단장은 “대만 바둑계 발전에 엄청난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대만기원서도 상당 수준의 ‘포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바둑은 간판 스타인 저우 九단이 지금까지 세계대회 출전을 거의 독점하면서 4강 2회, 8강 5회 진출의 성적을 남겼었다.

○…준결승이 열린 광주광역시청은 시민들이 대거 18층 검토실까지 찾아오는 등 흥겨운 분위기였으나 두 판 모두 패하자 안타까워하는 표정. 광주시측은 “광주 시정(市政) 사상 최대의 바둑 축제”(박광태 시장)인 이번 행사를 위해 세심하게 배려했고, KBS MBC 연합뉴스 광주 지사를 비롯한 지역 신문들도 현장에서 대거 취재경쟁을 펼쳤다. 바둑공원 조성을 앞둔 전북 부안군측에선 직원을 파견해 ‘벤치 마킹’에 나서기도.